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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맨땅 드러낸 백두대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월악산국립공원의 하늘재~부봉(해발 935m) 구간의 백두대간 주능선(마루금).

경북 문경시와 충북 충주시의 경계인 이곳은 등산객이 많아 등산로 주변에 맨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여러 갈래 샛길이 만들어진 곳은 3~4m 폭으로 벌거숭이가 됐다. 경사가 심한 곳은 빗물에 흙이 쓸려내려 점점 더 흉한 모습이 돼 가고 있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대야산(해발 931m) 주변도 마찬가지다. 흙이 사라진 곳에는 나무 뿌리가 그대로 노출돼 등산객의 발길에 밟히고 채여 심한 상처를 입고 있다. 모두가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무분별하게 진행된 탓이다. 샛길이 만들어지면서 토양침식과 함께 야생 동식물 서식지까지 파괴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6일 월악산.속리산.설악산 등 5개 공원 내 백두대간 마루금 가운데 50㎞는 훼손이 워낙 심해 복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원공단은 현재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백두대간 마루금 250㎞ 가운데 설악산 등 5개 공원 95㎞를 비개방 구간으로 정해놓고 무단 출입을 단속하고 있지만 훼손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일에는 이모(48)씨 등 다섯 명이 오대산국립공원 내 소황병산~매봉 사이의 출입금지 구간에서 등반하다 길을 잃고 조난됐다가 다섯 시간 만에 구조되는 등 안전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공원공단 관계자는 "무단 출입하다 적발된 사람에게는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지난해 287건을 적발했다"며 "공단 홈페이지(visit.knps.or.kr)에서 미개방 구간을 미리 확인한 뒤 산행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원공단은 훼손된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해 복원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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