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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조직 생기며 「패밀리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대검이 3일 조직폭력배에 대해 일제검거령을 내린 것은 지난해 10월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이후 지속적인 단속으로 이들의 활동이 주춤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조직폭력배가 두목급 74명등 4백45명에 이르는등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들 조직폭력배활동이 음성·지능화되고 신흥조직이 생기면서 새로운 형태의 자금줄을 찾아 민사사건에 해결사로 개입하거나 부동산투기등에도 손길을 뻗고있어 단속을 미룰 수 없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최근들어 소규모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이 투서등으로 수사요원들에 대해 음해공작을 펴는등 조직적 반발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때 조직폭력배에 대한 국민들의 신고분위기가 정착되는듯 했으나 또다시 피해신고 및 증언기피 사례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징적 경향=80년대 중반이후 기존 폭력조직의 대형화·기업화로 지역별·인물별로 계열화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신흥도시를 중심으로한 지방중소도시에 거점을 둔 폭력조직이 날뛰고 있다고 검찰은 분석하고 있다.
이른바 폭력조직의 패밀리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도시로 진출한 지방출신 폭력배의 연계로 지방까지 확산됐으며 87년이후 정부의 민주화·자율화조치로 유흥가등에 대한 규제·단속이 완화된 것도 폭력배 기승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국내조직이 외국폭력조직과의 연계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 야쿠자나 홍콩의 삼합회등 폭력조직의 해외거점 확보노력과 국내조직의 활동영역 확장욕구가 일치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폭력단으로부터 자금제공 및 훈련사례와 홍콩도박조직과의 연계사례도 적발됐다.
또 합법적인 정치·종교운동을 표방하며 각지역 주요조직간의 공생을 도모하는 전북지역의 일송회, 김태촌이 주동이된 신우회, 이승완씨의 호국청년연합회, 부산지역 이강환씨가 주도한 화랑신우회등도 당국의 주목을 받고있다.
이들은 조직유지를 가능케하는 다양한 자금원도 개발해 유흥업소의 정기상납강요, 조직원의 유흥업소종업원 취업, 물품강매, 도박장개장등 전통적인 자금원조달 활동 이외에 노사분규, 종교분쟁 개입, 기업대상 폭력행사, 대형유흥업소 직접경영등 새로운 자금줄을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검찰은 지난해 12월 대규모 폭력조직 두목 20명을 지명수배해 모두 검거하고 3월 2차로 수배된 30명가운데 22명을 검거하는등 지역별단속이 성과를 거두고있다고 판단, 검거대상자 4백45명에 대해서도 지역책임제로 검거에 나서고있다.
검찰은 또 그동안의 수사로 전국 2백94개 폭력조직 두목중 2백20명을 검거했으나 나머지가 조직확장을 기도하고 있어 정기적인 단속 및 유관기관과 함께 감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조직폭력배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를 폭넓게 적용, 중형을 선고토록 공판활동을 강화하고 개인별자료를 전산화함으로써 상시 감시체제를 운용키로 했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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