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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에 좋은 생일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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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일본.중국 등 6자회담 관련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13 공동성명에 대해 북핵 처리의 첫걸음을 뗀 데 불과하다며 앞으로 진행될 과정이 더욱 험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든 플레이크 미 맨스필드 재단 연구원=이번 회담은 북핵 해결의 시작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과 북한은 상대방의 협상자격을 처음 인정하게 됐다. 영변 원자로 불능화에 합의한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북한 입장에서는 오래전에 쓸모없어진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폐기란 진짜 목표를 향해 북.미가 협상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부시 행정부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내에 북핵 문제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번에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일단 영변 원자로 동결에 동의한 것은 향후 이어질 여러 단계의 첫 조치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오랜 협상 경험에서 보건대 평양은 여전히 핵무기를 폐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다음 단계 협상이 얼마나 진척될지 의문이다.

◆후나바시 요이치 일본 아사히 신문 대기자('김정일 최후의 도박'저자)=일본은 납치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중유 제공 등 북한에 줄 대가 분담을 거부했으나, 실제로는 동북아 안보와 직결되는 북핵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본은 고립을 피하기 위해 적당한 시점에서 입장을 바꿀 것이다.

◆진린보(晉林波) 중국국제문제연구소 교수=이번 합의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세 생일(2월 16일) 직전에 나와 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타결로 단기적인 전망은 밝아졌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비관적인 구석이 많다.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완전 폐기까지는 매우 장기적인 토론과 협상이 남아있다.

베이징.워싱턴=진세근.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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