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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으로 피운 꽃 1만400 송이

중앙일보

입력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31일 한낮.

한 주민이 강서구청을 찾아왔다. 그의 손에는 큼지막한 돼지저금통이 들려 있었다.

"세상엔 도와야 될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푼푼이 모은 돈입니다. 그렇다고 저 혼자 모은 것도 아니고요. 뜻있는 주변 분들과 함께 모은 돈이니 좋은 일에 써주시기 바랍니다."

강서구 화곡4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오치구(52)씨는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오씨는 한해가 시작되면 먼저 문방구에 들러 가장 큰 돼지저금통을 산다. 가게 한켠에 놓아두면 20여명의 직원들이 주머니를 뒤적이며 만져지는 동전을 넣기도 하고, 가끔은 맘먹고 지폐를 쑤셔 넣기도 한다. 물론 세탁소를 찾아온 손님들도 "좋은 일을 한다"며 선뜻 돼지저금통으로 손길이 간다.

그는 "그저 손쉽게 남을 도울 궁리를 했을 뿐"이라고 수줍게 말한다.그러나 그가 '키운 돼지'가 모은 돈은 자그마치 170여만원. 오씨는 이날 직원들과 함께 모은 돈 70만원도 따로 전달했다.

2004년 9월 가게 문을 열기 시작하며 벌인 오씨의 돼지저금통 사랑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예전 직장생활 때 작은 모임을 통해 불우이웃을 도왔던 적이 있어 그 때의 아이디어를 되살린 것"이라며 "마음만 있으면 도울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강서구민의 이웃 사랑은 오씨만이 아니다. 발산동·화곡동 2곳에서 미용실은 운영하는 신지호(46)씨도 지난달 말 구청에 250여만원을 들고왔다. 미용실 한컨에 모금함을 두고 모은 돈이었다.

1000~3000원인 앞머리 커트 값을 받지 않고, 손님이 직접 모금함에 돈을 넣도록 한 결과였다. 다행히 손님들도 신씨의 뜻에 공감, 돈을 더 보태 넣는 경우가 허다했다. 2005년부터 2년간 모은 돈이다.

신씨는 "손님들이 좋은 일 한다고 따뜻한 격려를 해주는 데다 이 때문에 다시 가게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주민을 고객으로 사업을 벌이는데 그 정도의 수입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환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가 벌이는 '희망 2007 따뜻한 겨울나기'에 대한 주민들의 온정이 줄을 잇고 있다.

'희망 겨울나기' 사업은 지역의 생활보호대상자 등 저소득층 소외주민들을 돕기 위해 구청이 펼치는 사랑의 이벤트.

2004년 말부터 두달여간 진행된 첫해에 1만 7000여명이 참여, 6억 1000여만원을 모았고, 그 다음 해인 2005~2006년 연말 연시에도 6억 40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해 불우이웃을 위해 썼다.

올해 역시 모금기간인 이달 말까지 보름여가 남았지만 1만 400여명이 동참해 5억 3000여만원을 모았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 수준을 훌쩍 웃도는 7억여원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구청은 내다보고 있다.

물품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효성무역은 "불우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달라"며 최근 카펫 100장을 보내왔다. 공항을 낀 지역의 특성 탓인지 아시아나항공과 AAS공항노조도 각각 20㎏들이 쌀 500포대와 10㎏들이 쌀 100포대를 기증하는 등 지금까지 모은 쌀이 900포대가 넘는다.

정정숙 강서구 주민생활지원과장은 "한 방울의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작은 온정의 손길이 모이면 더 큰 도움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가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가 갈수록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려는 손길이 늘어나 구청 공무원들도 훈훈한 이웃사랑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이달 말까지 '희망 2007 겨울나기' 모금을 끝내고 모은 성금을 불우·소외이웃들의 생계비·응급구호비·의료비 등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성금 희망자는 구청을 직접 방문하거나 은행계좌(우리은행 015-176590-13-517)로 송금하면 된다.문의 강서구청 주민생활지원과(02-2600-6795)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ygodot@joongang.co.kr

서울 강서구는 설명절을 맞아 12~14일 사흘간 구 청사 앞 광장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행사를 열고 있다.

곶감·한과·벌꿀 등 특산물과 젓갈·과일 등 130개 품목을 판다. 전북 임실군, 경북 상주시, 충남 태안군, 강원 강릉시, 전남 여수시 등 자매결연 자치단체에서 직송한 농·특산물이다. 시중가보다 20% 가량 싸다.

구는 이와 함께 설 명절을 맞이 '재래시장 합동 할인 이벤트' 도 열고 있다.

남부시장(8~11일)에서 열린 할인전과 사물놀이·노래자랑에 이어 12~15일에는 송화시장에서 황금돼지 깜짝할인, 어린이 한복패션쇼 등이 열린다.

시장 이용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을 주고, 경품 추첨을 통해 선물과 재래시장 상품권도 준다. 강서구재래시장협의회에서 발행한 상품권은 송화·화곡본동·남부·화곡중앙·까치산·방신골목시장 등 6개 재래시장에서 쓸 수 있다. 문의: 강서구 지역경제과(2600-6284.6367)

○불임치료비 지원합니다
서울 양천구 보건소는 불임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부를 위해 시험관 아기 시술비 등 불임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만 44세 이하의 여성으로,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 130%이하의 소득(4인가족 기준 475만여원)이어야 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필요로 한다는 의사진단서를 내면 된다.

시험관아기 시술 때 1회 150만원을 주고, 2차례까지 받을 수 있다.

제출서류는 불임진단서, 건강보험카드 사본,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납부영수증(또는 납부확인서), 급여명세서, 주민등록등본 각 1부씩이다. 자세한 문의는 양천구 보건소 보건지도과(2650-3424)로 하면 된다.

보건소는 또 다음달 7~28일 출산준비교실도 연다. 양천문화회관 평생학습센터와 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열리는 출산준비교실에선 라마즈출산법과 체조교실 등을 배울 수 있다. 강좌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동안이다. 다음달 12일부터 선착순 30명을 모집한다. 문의: 2650-3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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