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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현지 전문가들이 본 해외펀드 투자의 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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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8일 현재 내국인들의 해외 펀드 투자액은 무려 34조원(역외펀드 포함). 2005년 말에 비해 270%나 폭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새 해외 펀드로 쏠린 돈만 약 1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투자 자금이 몰리는 아시아 주요 증시는 요즘 심상치 않다. 급등에 따른 거품 붕괴설도 솔솔 나온다. 해외 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보다 투자 정보가 훨씬 부족한 게 해외 펀드 투자"라며 "정확한 현지 상황과 장기 전망을 잘 따져보는 게 주안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해외펀드 전문가 다섯 명이 밝히는 주요 투자 지역의 증시 기상도와 유의점을 알아본다. 이들은 한국 투자자들을 대신해 해외 증시에서 직접 자금을 굴리거나 현지 시장 흐름을 들여다보는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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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밝지만…=중국.인도.일본.베트남 증시는 올해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거나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시아 주요 증시 버블 우려에 대해선 '조심은 하되 너무 흔들리지는 말라'고 주문한다.

중국.홍콩 증시 담당인 대우증권 주시쿤 수석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지난해 너무 올라 연초 잠시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올해도 연중 20~30% 상승이 기대된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꺾이지 않는 해외 투자 자금 유입에다 현지 기업의 세금 절감 혜택 등이 기업 이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인도 증시도 낙관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인도 투자 전문가인 미래에셋 디페시 판데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12월 결산 분기 실적에서 적지않은 기업이 당초 전망치를 웃돌았다"며 "올해도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인도 증시가 글로벌 유동성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걱정거리다. 지난해 주춤했던 일본 증시도 기지개를 켤 것이란 예측이 많다.

후쿠이 겐이치 RJM투자자문사 수석 포트폴리오 수석 매니저는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일본 증시가 지난해 제자리걸음을 한 만큼 올해는 반등이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비엣펀드매니지먼트 팜 칸린(베트남 투자전문가) 이사도 "베트남 정부의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과 외국인 자본 유입 급증이 증시 상승에 훈풍이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 업종 선택에 유념해야=투자지역의 상황을 정확히 알면 알수록 단기적으로 현지 증시가 급등락해도 당황하지 않는다. 좀 더 괜찮은 펀드를 고르는 안목도 생긴다. 주시쿤 수석연구원은"중국 증시에선 수출업종보다 내수 쪽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식음료.생활소비재 종목이 많이 편입된 펀드를 눈여겨 볼 것을 권했다. 중국 정부가 '수출 올인'정책에서 내수 키우기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위안화 절상 덕에 현지인들의 씀씀이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인도 전문가인 디페시 판데이 매니저는 "수출과 제조업종의 강세가 앞으로 몇 년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점쳤다. 의약품.자동차 등 쑥쑥 커가는 수출 업종, 쿼터제 철폐로 수혜가 기대되는 섬유업종 투자 펀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후쿠이 겐이치 RJM 매니저는 "일본의 중소형주가 지난해 이래 거의 오르지 않고 현저하게 처져 있어 올해는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귀띔했다. 베트남에선 헬스케어.금융.통신 업종의 강세가 점쳐진다.

◆ 착각하지 마세요=한국에서 팔리는 '중국 펀드'는 대부분 중국 현지 투자는 아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하거나 중국 상장(상하이 A증시) 종목을 편입한 글로벌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가 주종이다. 주시쿤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지난해 130%나 뛰었지만 국내에서 팔리는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이에 훨씬 못 미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표재용.최준호.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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