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지켜줄 지주마련”/「소 쿠데타실패」를 보는 각국의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소 개혁은 절대로 되돌릴수 없어/영/옐친의 지도력에 찬사… 방문초청/독
소련 현지시간으로 21일 오후 2시쯤(한국시간 21일 오후 8시) 보수파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미국=조지 부시 대통령은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쿠데타 주동자들은 『민중의 힘을 과소평가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체험이 가져다준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또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개된 저항에 의해 쿠데타가 좌절한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향한 「거대한 도약」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제 소련에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줄 지주가 마련된 것을 보게됐다』고 덧붙였다.
◇독일=쿠데타 실패에 대해 독일 국민들은 소련 국민들 못지않게 환호를 올리는 모습이었다.
TV 방송을 통해 쿠데타 주동자들이 모스크바를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구동독지역 드레스덴시와 라이프치히시에서는 시민들 수백명이 시 중심가로 몰려나와 환호를 올리는 등 독일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기뻐했다.
헬무트 콜총리는 자신이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가 승리한 것』이라고 축하했으며 독일을 방문해주도록 초청했다고 밝혔다.
한스 디트리히 겐셔 외무장관의 대변인은 또 『쿠데타 실패는 민주주의의 진정한 승리』라며 『아마도 동유럽에서 일어난 혁명의 마지막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지난 68년 8월 「프라하의 봄」이 소련 군·탱크에 무참히 짓밟혔던 체코슬로바키아 국민들은 쿠데타 실패에 열렬한 환영을 표시했다.
「프라하의 봄」 23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수도 프라하에 몰려든 수만명의 국민들은 옐친의 초상화를 흔들어대며 환성을 지르는 모습.
바츨라브 하벨 대통령은 『이는 민주와 자유를 지지하는 소련 국민들과 그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 옐친의 승리』라고 말했다.<베를린=유재식특파원>
◇영국=존 메이저 영국총리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메이저 총리는 쿠데타가 동서관계를 전반적으로 불안에 빠뜨렸었다며 『소련은 올바른 길을 선택했을뿐아니라 이제 소련의 개혁은 절대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G­7(서방선진7개국) 회담때 소련에 보다 많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던 나의 주장이 옳았음이 이번 쿠데타를 통해 입증된 셈』이라고 논평했다.
◇중국=중국 공산정부는 소련의 쿠데타가 3일만에 실패하고 주동자들이 모스크바를 탈출했다는 서방 및 소련 언론보도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
◇일본=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는 이날 옐친 대통령과 20분동안의 전화통화를 끝낸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소련 정국이 헌정질서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하고 이번 쿠데타에 용기를 잃지않고 끝까지 저항한 소련 국민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브라이언 멀로니 총리는 소련 쿠데타를 좌절시킨 공로는 옐친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국민저항을 주도한 옐친의 「탁월한 지도력」을 찬양하고 캐나다는 쿠데타 발생직후 취한 대소 경제원조 동결조치를 곧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하비에르 페레스 데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은 『소련의 위기가 헌법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보도를 듣고 안도를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토=만프레트 베르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무총장은 소련 강경파에 의한 쿠데타가 실패한 데 대해 환영하고 소련이 이제 법의 지배로 다시 돌아가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나토 긴급외무장관회담에 참석중인 각국 장관들은 지난 85년에 시작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정책이 즉각 부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외신 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