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생각? 해변에는 '쭉쭉빵빵' 금발 미녀 가득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미국에 살면 영어를 잘한다고?’.

최근 이민 온 박승철(48·가명)씨는 LA한인타운 땅을 밟자마자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대부분 영어가 능통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졌다.

이민오기 전만 해도 영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영어실력 때문에 고민했다는 그는 “아예 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영어실력이지만 별 걱정이 안된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생각과 현실’간에는 항상 괴리가 있게 마련.

그렇다면 신규 한인이민자들이 미국에 와 실제 생활하면서 차츰 깨어지는 ‘아메리카 생각’은 무엇일까. LA한인타운 인근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 샌타모니카.말리부 등 해변가에는 '쭉쭉빵빵' 금발 미녀들이 수두룩하다.

"절대 아니다. 영화속 미녀들은 열에 한둘 있을까 말까다. 샌타모니카는 살이 출렁대는 라틴계 여인들로 꽉 차있다"

▶ 자녀들의 학교통학 문제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 등.하교 픽업문제 때문에 애를 먹는다. 미국학생들은 모두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줄로만 알았다. 애프터스쿨에서 부모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린 자녀를 생각할때 마음이 아프다."

▶ 미국인들은 친절하다.

"대부분 인사 잘하고 항상 웃지만 가끔 인종 비하적 발언 태도에 봉변을 당할 때도 있다. 또 너무 친절해서 귀찮을 때도 있다."

▶ 생활비가 (한국에 비해) 싸다.

"환율이 좌우하는 얘기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먹거리가 싸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특히 요즘엔 점심 한끼를 먹으려면 세금에 팁 포함해 한끼에 10달러에 육박한다. 한국은 5000원짜리 맛있는 점심이 많다."

▶ 날씨 하나는 최고다.

"어느정도 맞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맨날 똑같은 날씨로 지루할 때도 많다. 요즘엔 습기도 많아 여름엔 푹푹 찐다. 사계절의 변화가 다양한 한국의 날씨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많다."

▶ 집값이 싸다.

"처음 미국에 와 '전세'와 비슷한 시스템이 없다는 데 적지않게 놀랐다. 월세 아니면 주택구입이라는 양자 선택의 폭이 서민들을 더 옥죄는 것 같다."

▶ 미국에 오면 마음이 여유롭다.

"대다수는 부부가 똑같이 일하는데다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여가 혜택도 언어의 한계로 제한돼 갑갑할 때도 많다. 괜찮은 직장에 다니면 주말 이틀을 놀기라도 하지만 아닌 경우엔 일주일이 너무 빡빡하다."

▶ 과외가 없고 부모가 교육열을 불태울 필요가 없다.

"배움의 기회를 공평하게는 주는 것 같지만 학교별로 수준차가 크다. 학군따라 우르르 몰리고 학교에서 치맛바람 일으키는 학부모들을 보고 놀랐다. 과외 등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USA중앙 서우석 기자 [sws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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