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UCC 열풍 안방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상파TV도 동영상 UCC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청자들이 동영상 UCC로 제보한 아이디어를 채택,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하는 KBS2 ‘개그콘서트’의 ‘마빡이’(上). SBS의 ‘TV동물농장’(中)은 시청자가 만든 동영상 UCC를 방송하고, 주말드라마 ‘사랑에 미치다’(下)는 시청자가 드라마 동영상을 편집해 만든 뮤직비디오를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 내보내고 있다.

열풍을 넘어섰다. 말 그대로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트)의 세상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는 이미 'UCC 주의보'가 내려졌고 범죄수사에도 UCC가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동영상 UCC가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등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련 업계는 UCC의 합법적인 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는 방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UCC의 근원적 아킬레스건인 저작권 침해 문제를 풀어 보자는 수순이다.

◆안방 TV에도 입성=UCC는 이미 전파를 타고 있다. SBS TV 주말드라마 '사랑에 미치다'는 네티즌들이 드라마의 영상을 이용해 만든 뮤직비디오 중 우수한 작품을 뽑아 매주 드라마 끝 부분에 방송한다. KBS2의'스펀지'의 '셀프 스펀지' 코너도 대표적인 예다. 프로그램 제작에도 활용된다.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마빡이'는 시청자가 재미있는 동작을 담은 동영상 UCC를 올리면 출연진이 이 중 특이한 것을 골라 직접 방송에서 보여준다.

케이블도 예외는 아니다. CJ케이블넷은 지난해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휴,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을 통해 UCC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케이블.위성 영화채널인 OCN은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포털인 다음과 함께 이벤트를 벌인다.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담은 UCC를 다음 TV팟에 올리면 이 중 5편을 선정해 방송해 주는 것. 위성DMB인 TU미디어도 'UCC 공모전'입상자에게 UCC PD 자격을 주고 자체 채널인 채널 블루를 통해 이들의 작품을 내보낼 예정이다.

◆저작권은 아직 강 건너 불=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UCC의 아킬레스건이다. 사정은 해외도 마찬가지. 최근 CBS 등을 소유한 미국의 대형 미디어사인 비아컴이 동영상 파일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com)에 자사와 관련한 무단 도용 콘텐트 10만여 건을 삭제하도록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도 저작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저작권보호센터가 지난해 10월 총 1000개의 신규 콘텐트를 조사해 분석한 UCC 현황에 따르면 순수 창작물은 16.4%에 그쳤다. UCC 10개 중 8개 정도가 저작권을 침해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UCC를 만드는 사람들이 저작권을 소홀히 여기는 데 있다.

TU미디어가 UCC공모전에 참가한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저작권.초상권 등에 대해 "거의 주의하지 않는다"(39%) 또는 "알고 있으나 지키기 힘들다"(50%)고 했다.

◆공존방안 모색=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UCC 저작권 보호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P2P나 MP3 파일 불법 공유로 음악시장이 붕괴된 것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별 UCC 제작자를 대신해 UCC 서비스 업체가 음악이나 방송 등의 권리자와 저작권 계약을 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중 UCC 서비스 업체와 음악.방송 단체들이 협의할 수 있는 창구도 만들 계획이다.

관련 업계도 묘안을 찾고 있다. UCC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가 최근 지상파 3사와 더블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요청한 '인용권'이 바로 그것이다. 동영상 편집을 UCC 생산 행위로 보고 기존의 동영상을 5분 이내로 편집, UCC를 만들 경우 이용자의 자율권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다만 네티즌이 방송 콘텐트를 편집한 동영상을 볼 때 얻는 수익의 3분의 2를 방송사에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SBSi는 지난해 네티즌들이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SBS의 콘텐트를 편집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 NeTV' 서비스를 시작했다.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트)=언론사 등이 아닌 일반인이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해 직접 제작하고 편집한 사진.동영상 등의 콘텐트.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