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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사학지원에 나설 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입시부정 같은 불미스런 일들이 왜 대학에서 나타나고 있을까.
아마도 대학졸업장이 아니고는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인식아래 누구나 내 자식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학에 보내야 하겠다는 과욕과 대학재정의 어려움을 어떻게든 타개해 보겠다는 일부대학의 무리수가 만나 빚어진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렇게 본다면 대학입시 부정은 대학이나 학부모의 양식에 관한 문제로 볼 수도 있으나 대학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하더라도 의연하게 극복하면서 유혹을 멀리하는 교육기관다운 지성을 지켜야 했을 일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1백26개 대학중에 91개 대학이 사학인데 이들 사림대학들의 연간 재정운영실태를 보면 수입의 74%를 학생등록금에 의존하고 있고 재단의 전입금은 12%, 정부보조는 1%에 지나지 않는다. 지출면에서 보면 인건비가 52%를 차지하고 시설비 20%, 학생 장학금 15%순으로 대부분이 경직성 경비로 쓰여지고 있다.
대학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교수도 더 채용해야 하고, 시설도 갖춰야하는데 학생의 등록금도 제대로 올릴 수 없고, 재단의 전입금이나 정부의 지원에도 한계가 있는 일이어서 딱한 면이 없지 않다.
정부로서도 사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위해 사학진홍기금을 설치해 기금을 확충하고 있고 시설비지원도 늘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역시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부담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학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먼저 사학재단에서 전입금을 늘려주려는 노력이 있어야하고 우리기업들도 좀 여유가 있다면 인재양성에 동참하고 도와준다는 뜻에서 사립대지원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대학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입시부정의 변명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최근 일부대학에서 나타난 부정에 대한 반성과 그 과정에서 확인된 국민들의 엄격한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여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한다.
한가지 크게 걱정되는 일은 소수대학의 비리가 전체대학의 행위로 규정되어 모든 대학의 교육적 위엄이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송봉섭<교육부교육행정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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