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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세대에 나라사랑 심을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국력의 주된 요소는 경제력과 지식수준이 아니라 그 국민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심어주자는 데에 무궁화를 알리고 널리 보급하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무궁화연구회의 유달영회장(80)은 『서울신문로 경희궁 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무궁화 큰잔치의 뜻은 나라사랑에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궁 공원에서는 12일부터 18일까지 무궁화를 주제로 한 백일장·사생대회·사진공모전·우수품종전시회가, 또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14일 무궁화심포지엄이 열린다.
무궁화 연구회와 산림청·삼성물산(주)이 공동주관하고 총무처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 대해 유회장은 『3년 전부터 종합적 축제성격의 이 행사를 추진해오다 이번에야 결실을 보게됐다』며 『학술단체·관청·기업이 함께 하는 이번 행사는 무궁화 보급을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기뻐했다.
그는 『일제는 민족정기압살정책의 하나로 전국의 무궁화를 뽑아 불태우고 꽃 모양이 아름답지 못하고 너절한 무궁화만 일부 남겨두었다』고 소개하고 『요즘 우리가 흔히 보는 무궁화는 바로 이런 종류』 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농대 교수로 재직하며 화랑·배달 등 30여종의 품종을 직접 개발한 그는 『아름다운 품종으로 전국의 무궁화를 바꿔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궁화 가꾸기에 대해 『해마다 식목일을 전후한 국민식수기간에는 2백여만 그루의 무궁화가 심어지지만 우리주변에 무궁화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심기만 하고 가꾸지 않는다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농대 교수로 재직한 30년 동안 오직 한국잔디와 무궁화연구에 외곬으로 정진,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명성을 날린 그는 『무궁화는 일제 36년간 설움을 받아온 나라꽃이라는 점에서, 또 온대지방에서 가장 오래인 3개월 간이나 계속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 잘 개량하면 세계적인 화훼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60년대 재건국민운동 중앙회장을 역임했던 그는 현재 전국농업기술자협회총재, 농축수산 유통연구원장, 유기자연환경연구회장, 인간교육원회장, 국정자문위원 등 10개의 직함을 갖고 초청강연만 1년에 1백여회 하고있는데 요즘 직함이 하나 더 늘었다.
지난 7월15일 자신의 호를 딴 성천문화재단을 설립, 이사장에 취임한 것.
교수시절부터 30여년간 가꾸어온 수원인근의 농장 1만4천평 중 9천평이 고속도로 부지로 수용돼 그 보상금으로 받은 10억원 전액을 기금으로 출연해 이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우선 오는 9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3개월 코스의 동양고전강좌를 시작할 예정이며 앞으로 현대생활강좌·미래문화강좌 등을 계속 개설할 예정이다.
수원에 남아있는 농장 5천 평에 현재 3백 그루의 무궁화를 키우고 있는 그는 이 농장에 자신이 개발한 30여종을 포함, 전세계의 무궁화 1백여 종을 모두 모은 무궁화 전시터로 만들 계획도 추진중이다. <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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