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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담보대출 증가세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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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금융 당국이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잇따른 규제에 나서면서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잔액 기준)은 7296억원에 그쳐 지난해 2월(6084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였다. 이는 지난해 11, 12월 3조~4조원씩 급증하던 추세에 비해 증가 폭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임경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최근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대출 조건을 강화한 데다 주택거래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쳐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연초 상여금 지급 등에 따라 가계 자금에 숨통이 트이면서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109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월(4882억원 감소)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말까지 꺾일 줄 몰랐던 시중의 유동성 증가세도 5개월 만에 다소 주춤해졌다. 대표적인 통화지표의 하나인 광의통화(M2)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으나 올 1월에는 증가율이 11% 내외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사별로는 펀드 투자 열풍 등에 따라 은행 수신은 줄어든 반면 투자신탁회사 등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수신은 지난해 12월엔 17조4000억원이 늘었지만 올 1월엔 8조3000억원 감소로 바뀌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주식형 펀드와 신종펀드가 국외 주식형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돈이 몰리면서 같은 기간 8000억원 감소에서 3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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