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바람' 수면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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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열린우리당에 이어 민주당도 의원들의 탈당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탈당 불씨가 민주당으로 옮겨 붙은 것은 김효석 원내대표와 이낙연 의원이 지난 1일 열린우리당 임종석.송영길 의원 등과 만나 '동시 탈당 후 제3지대에서 신당 창당'을 숙의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의원은 회동 직후 "당적을 유지한 채 여당 탈당파와 교섭단체를 꾸릴 수도 있지만 통합신당 추진을 분명히 하려면 탈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역구 의원 중 김효석.이낙연.최인기.신중식 의원은 이에 긍정적이고, 조순형.이상열.채일병 의원은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탈당 논의는 2일 당 공식기구에 의해 거부됐다. 이날 당 대표단.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이상열 대변인은 "정계개편과 통합 추진 문제는 앞으로 당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탈당설 역시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브리핑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을 논의해온 열린우리당 측에 "탈당이 힘들어졌다. 여당 측에서 외부로 나간 뒤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탈당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속 의원이 11명에 불과한 민주당이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합신당에 대한 당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일부 의원이 탈당을 불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추가 탈당파 "20명 이상 서명"=열린우리당에선 5일께 원내교섭단체(20명) 이상 규모의 의원이 집단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파인 장경수 의원은 "탈당 인원이 최소한 20명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당파 의원은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이 주도하는 탈당 서명에 참여한 의원의 수가 교섭단체 규모를 넘어섰고, 주말을 거치면 30명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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