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염곡동에 대규모 「세모부락」/서울 서초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유사장­중역 명의 주택 밀집/오대양과 통화한 세모직원/「사채꾼」등 살아 은신처 의혹/유사장집 그린벨트 훼손 고발 불구 손안대
(주)세모 중역이 송재화씨(45·여)의 사채를 대신 변제해주고 근저당을 풀어준 것으로 밝혀진 박용준씨(35·오대양사장 박순자씨 동생)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집 일대에 세모 유병언 사장과 중역들 소유 각각 대지 2백여평안팎의 저택·토지가 밀집된 「세모부락」이 형성돼 세모 직원들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염곡동 세모부락에는 오대양사건 직전인 87년 8월초 서울 역삼동 개발실에 거주하며 대전의 오대양본사와 전화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세모직원 서민순씨(34·여·특허담당),채권자들에게 쫓겨 안성한스농장으로 은신했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개발실·태양열주택과도 빈번한 전출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세모의 「은신처」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부락내 유사장의 저택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지목이 「전답」으로 되어 있는데 건축관계법 위반사실이 밝혀져 건설부감사반에 의해 경찰서에 고발까지 됐으나 수사가 흐지부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생활=세모 유사장 소유 집(염곡동 97의 20)바로 건너편에 중역 고창환씨(44)가 송재화씨의 사채를 대신 변제하고 85년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던 박용준씨 소유 집(98의 2)이 있으며,유사장소유 집을 중심으로 반경 2백여m이내에 세모 부사장 박상복(50)·이사 김부규(50)씨등 세모중역 소유의 가옥·토지가 밀집,대규모 세모부락을 형성하고 있다.
유사장등 소유주들은 현재 이곳에 거주하지는 않고 가옥당 5∼6가구 이상 세모직원들이 집단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네주민들에 따르면 유사장 소유 2층 양옥에는 20대초반의 남녀들이 집단적으로 합숙하며 세모직원이 되기 위한 실습·연수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주민 방모씨(52·여·식품점)는 『이들이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않고 울창한 정원수에 둘러싸인 주택들의 창문에 거의 발이나 차광막이 설치되어 있는등 폐쇄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거주자 이동관계=역삼동 개발실에 근무할 당시 오대양본사와 통화했던 서민순씨는 오대양사건 이후인 88년 12월 이곳 유사장 소유 집으로 이주,살고 있으며 역시 개발실에 근무했던 남모씨(31·여)는 86년 11월 이곳으로 이주한뒤 오대양사건 직후인 87년 9월초 이곳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중역 고창환씨집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43)는 송재화씨의 사채 사기극으로 광주지역 채권자들에게 쫓긴 구원파 신도등이 한스농장으로 가장 많이 몰렸던 시기인 85년 10월∼86년 11월까지 함께 한스농장에 거주했던 사람이다.
그뒤 이씨는 김영자·정화진씨등 오대양관련자들과 함께 전남 완도로 내려갔다 오대양공장이 있었던 용인(88.3∼89.3)을 거쳐 90년 5월 이곳 세모부락으로 이주해오는등 세모부락 거주자중 상당수가 한스농장·전남 완도에 거주했던 인물로 밝혀져 이곳이 사채와 관련돼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은신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오모씨(62)등 5명이 지난해 11월 태양열주택을 떠나 이곳 유사장 집으로 옮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권력비호 의혹=지난해 6월초 건설부 그린벨트감사반원 3명이 서초구청 녹지과 직원 2명과 함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던 유사장 집 현장에 찾아가 불법 건축물전경을 사진촬영하려 하자 건장한 청년 5∼6명이 사진기를 빼앗고 필름을 빼버리는등 행패를 부렸다. 그후 6월말 서초구청은 유사장을 공무집행방해·도시계획법 위반으로 서초경찰서에 고발조치했으나 별다른 수사 없이 종결되고 말았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당시 건설부 감사반원들이 건설부장관에게 보고하겠다며 격분,항의했으나 상당한 압력이 들어가 경찰에서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