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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서산시는 지금 '독서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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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성애는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꼈어요."

"암탉의 얘기지만 전 현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3시 충남 서산시립도서관 2층 회의실. 30~50대의 주부.목사.전직 은행원 등으로 이뤄진 이 도서관 중국어반 회원들이 열띤 독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대상은 뜻밖에도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지음, 사계절)이었다.

서산시(시장 조규선)는 지금 독서 토론의 열기에 싸여 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덕분이다.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돼 여러 도시로 확산된 이 운동은 2001년 소설 '앵무새 죽이기' 열풍을 가져온 '하나의 책, 하나의 시카고' 캠페인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한국도서관협회(회장 신기남)도 올해 처음으로 이 사업을 도입, 행정자치부에서 2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서산시립도서관과 함께 시범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지난 10월 27일 선정도서를 발표한 이래 두 차례의 작가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각급 학교와 공공기관에서는 이 책의 원화를 순회 전시하는 한편, 이 책과 주제가 비슷한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 및 이 책의 연극비디오를 상연하고 있다. 북카페로 지정된 시내의 한 커피숍에선 매일 오후7시 싸게 제공하는 차를 마시며 토론할 수 있다. 오는 29일엔 백일장도 연다.

인지 중학교의 박미옥(국어 담당)교사는 "1백30여명의 전교생이 15권의 책을 돌려 읽고 있는 중인데 다음 주께엔 반별로 토론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며 "권장목록을 참고하는 정도인 기존의 독서운동과 달라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산시립도서관의 박미희 사서도 "작가 초청회장의 열기를 보고 도서관이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도서관협회 측은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내년 다른 지역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서산=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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