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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 기관장이 신문칼럼 표절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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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장관급 정부 기관장이 남의 칼럼을 짜깁기해 기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과학위원회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의 유희열(60.사진) 이사장이 '과학 화폐'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6일자 H신문에 실은 에세이가 문제의 기고문이다.

이 기고문은 D일보 '과학 세상'의 '새 화폐에 과학자 얼굴 올리자'(2006년 12월 27일자)와 5개 문장이, 본지 '박석재의 천문학 이야기' 칼럼(2006년 9월 9일자)과는 6개 문장이 거의 같았다. 또 연합뉴스 기사(2007년 1월 18일자)와는 2개 문장이, 국정홍보처 포털인 '국정브리핑'의 전문가 기고(2004년 11월 9일자)와는 7개 문장이 순서대로 같았다. 자체적으로 쓴 표현은 3개 문장으로, 200자 원고지 7장 분량의 전체 기고문 중 10분의 1이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새 지폐에 들어가는 혼천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등의 논란으로 우리 전통과학의 가치를 헐뜯는 분위기에 화가 나서 에세이를 쓰게 됐다"며 "이사장으로 오기 2~3일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으로 근무하면서 박석재 천문연구원장에게 관련 자료를 받아 실무자에게 에세이로 정리시켰을 뿐 다른 칼럼을 베꼈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2001년 과기부 차관을 지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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