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중국 증시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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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중국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 A지수는 전날보다 151.42(4.94%) 떨어진 2789.3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7일(5.33%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선전 A지수도 5.8% 급락했으며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상하이 B지수와 선전 B지수는 각각 5.48%, 6.22% 떨어졌다.

이날 증시 급락은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회 청쓰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이 중국 증시의 버블을 경고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이날 "중국 증시에 거품이 끼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는 2001년 이후 5년간 침체기를 겪다가 되살아나 지난해에만 130% 이상 급등했다. 단기간 급등하다 보니 작은 충격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시장이 불안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금리 인상설이 퍼지면서 4%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의 등락은 국내 투자자들에겐 '남의 일'이 아니다. 해외투자 중 중국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해외펀드 투자액은 모두 25조609억원으로 이 중 31.99%(8조182억원)가 중국에 몰렸다. 1년 전엔 9.5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돈이 몰리면서 비중이 세 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국 펀드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 펀드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5조7697억원의 자산 중 국내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9.57%(4조140억 원)에 이를 정도다.

이날 급락에 따라 중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같은 기업 주식이라도 홍콩에 상장된 것보다 상하이에 상장되면 주가가 더 높아진다"며 그만큼 거품이 끼어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낙관론도 만만찮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은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10년 내 상하이 증시가 뉴욕과 도쿄 증시에 이은 세계에서 셋째로 큰 시장(시가총액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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