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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2,300만원 벌어|"상금 많을 땐 운 좋게 꼭 선두"|승률은 10위권 밖"상금은 1위〃-경마기수 김종온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경기도 과천 경마장에는 레이스에선 번번이 선두를 내줘 승률이 중위권에 머무르면서도 상금은 경마사상 최고액수를 벌어들인 이색기수가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올 6월말까지의 상반기 결산결과 다승· 출전부문은 모두 2위, 승률부문은 등외인 10위권 밖에 머물러있으나 상금만은 2위보다 1백80만원이나 많은 2천2백90만원을 거머쥔 김종온기수(27)가 바로 화제인물이다.
그는 올해뿐만 아니라 경마레이스에 본격 참가한 87년이래 상금부문에서 네차례 1위, 한차례 2위에 오르면서 2억원 이상을 타내 상금부문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에도 상금부문 1위였던 그는 무려 4천3백만원을 벌어들여 프로야구 특급선수나 축구스타보다 많은 연봉을 기록했다.『상복이 따라주는 것 같습니다. 상금은 우선 레이스출전이 잦아야하고 매 경주에서 14명중 5위안에 입상해야 배당을 받는데 어쩐지 상금이 많은 경주에서 꼭 1위로 골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때로는 출전한 기수가 결강해 대신 출전, 상금을 타낸 적도 있었지요.』
전북 부안에서 2남3녀를 둔 빈농의 강남으로 태어난 그는 가난과 불운에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변산서중을 간신히 졸업한 뒤 상경한 그는 자동차정비공장에서 사환으로 일하는 등 줄곧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
『유난히도 작은 체격 때문에 콤플렉스가 많았어요. 그런데 왜소한 체격이 말 타는 기수로는 최적 조건일 줄이야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우연히 만난 고향선배가 귀뜀해주더군요』 키1m 55cm· 몸무게 49kg인 그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이상체질 덕을 톡톡히 봤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상금에는 강한 그도 신출내기 기수 때는 자포자기상태에 빠진 적도 많았다. 말을 잘못 탄다고 몇 달 씩 출전정지처분을 받아 빈털터리가 되기도 했고 낙마로 허리를 다쳐 남몰래 울기도 했다.
『오기와 투지로 버텼죠. 이젠 돈도 벌고 동생들 학비도 보대주고 있어요. 천생직업인 기수에 전념하다 할 수 있다면 조 교사 (경마팀의 감독)가 되고 싶습니다.』
양손을 꼭 쥐고 어금니를 깨물며 다부진 포부를 밝히는 그는『경마는 도박이 아니라 적은 돈으로 즐길 수 있는 레저』라며『건전한 경마풍토가 하루빨리 뿌리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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