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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국제 비즈니스 도시' 개발 급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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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푸둥을 잡아라-."

한때 수도권 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았던 인천 송도. 지금 그곳 앞바다에서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과 중동의 두바이를 능가하는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태어나기 위한 비상이 시작됐다.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쪽에서는 계속 바다를 메워 나가고 있고 매립이 끝난 곳에서는 타워크레인 등의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잇따라 고층빌딩을 올리고 있다. 모두 1600여만 평의 바다를 매립해 인공 섬을 만들어 그 위에 국제 비즈니스 도시를 건설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현장이다. 송도국제학교 건설 현장에서 만난 최종훈(49) 포스코건설 차장은 "처음에는 모래 바람만 날리는 황무지에 불과했으나 차츰 한국 '신성장동력'의 터전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대형 사업 착공 잇따라=새해 들어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초고층빌딩, 국제병원, 호텔, 공원, 골프코스 등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대형사업들이 잇따라 착공되고 있다. 이미 2003년 10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그동안은 외국 투자자 유치, 도시 기반시설 조성 등에 집중해 주상복합 빌딩 등을 제외하고는 가시화된 사업이 별로 없었다.

다음달 1일에는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 격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기공식을 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지하 3층, 지상 68층으로 300m 높이인 이 타워는 5000억원이 투입돼 2010년 완공된다. 33층까지는 국내외 기업들의 업무공간으로, 34~64층은 외국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장기 투숙자 호텔로 사용될 예정이다.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의 모건 스탠리사가 송도에 대한 투자를 최종 결정하면서 올해부터 송도국제도시의 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25일엔 37층짜리 쌍둥이 빌딩인 포스코건설 사옥이 착공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업자가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사의 지방이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의 녹색 오아시스 역할을 하게 될 12만 평 규모의 송도센트럴파크도 2월 초 본공사에 들어간다. 이 공원에는 바닷물을 끌어들인 대규모 수로를 조성해 수상택시도 운행할 예정이다. 3월에는 골프코스와 322개 룸 규모의 컨벤션센터호텔이 착공된다.

12월에는 600병상 규모로 암.심혈관 질환 등 6~7개의 특화된 클리닉을 갖춘 송도국제병원이 착공돼 2011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이 병원은 미국 코넬대 의과대학의 부속병원 격인 NYP가 전문의료진을 파견해 운영한다.

지난해 3월 국제도시 기반시설로는 맨 처음으로 착공된 송도국제학교는 내년 9월 문을 열어 유치원에서 고교과정까지 2100명의 학생이 국제수준의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받는다.

또 6.8공구에서는 올 연말 세계 2위의 초고층 빌딩이 될 151층짜리 쌍둥이 빌딩인 인천타워가 착공된다. 서해 바다를 가로질러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15분 이내로 연결해줄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 개통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해상 통과 구간만 12.3㎞에 이르는 인천대교는 세계 시장을 향한 송도국제도시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기업 유치는 지지부진=이 같이 화려한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국제도시의 핵심인 외자유치는 지지부진하다. 수도권 억제.지역균형발전 논리에 눌려 경제자유구역에 걸맞은 투자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송도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외국인 투자기업인 셀트리온(신약개발업체)이 유일하다. 출자총액제한제 등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유치가 가로막혀 있는 점도 외국기업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

NSC 관계자는 "세계 500대 다국적 기업 중 390여개 사가 몰려 있는 상하이 푸둥지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규제 파괴' 수준의 대혁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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