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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환경, 로하스족 되지 않을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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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몇 년 전부터 웰빙(well-being)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심신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함'을 뜻하는 이 말은 식품을 비롯해 의류.가구 등은 물론 주택에서도 온갖 상품을 홍보하는 데 쓰이고 있다. 모든 산업계가 소비자 관심을 끌려는 요량으로 온갖 곳에 웰빙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형국이다. 웰빙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편안함을 최우선시한다. 오직 사용자만을 염두에 둘 뿐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대한 배려는 무시한다. 웰빙 추구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사회 구성원 각자가 웰빙을 좇는다고 해서 모두가 웰빙을 누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웰빙을 뛰어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미국 내추럴마케팅연구소(NMI)가 2000년 제시한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하스는 자신 및 가족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함께 환경.사회정의 및 지속 가능한 소비에 높은 가치를 두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이기적인 웰빙을 넘어서는, 이타적이고 사회적인 웰빙인 셈이다. 유럽에선 이미 로하스 상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환경 개선과 에너지 절약 효과를 동시에 거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시내를 질주하고, 자연생태적으로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이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아름다움보다 피부 건강을 지켜주는 자연친화적 화장품이 선호되고, 패션에선 환경친화적 소재를 썼는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로하스 상품은 일반 상품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소비문화가 형성된 덕분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기업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로하스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 화학회사는 계면활성제나 차염소나트륨 같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물.미네랄만으로 만든 세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세제는 무자극성이서 피부 건강에 좋고, 수질 오염 우려도 전혀 없다고 한다. 한국표준협회는 기업들의 로하스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후원하기 위해 '로하스 인증'을 도입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내수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킬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로하스를 그 키워드로 삼으면 어떨까. 소비자들은 로하스 상품에 대한 선택적 소비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이계형 한국표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