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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감정 담아 3곡 발표 모두 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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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중음악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소박하지만 산뜻하고 해맑은 노래들을 만들어낸 젊은 작곡가 노영심(24)의 작품들에서 그대답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그의 작품들을 보면 대중음악에서 현란한 가사와 편곡, 장중한 연주, 가창력, 심오한 성찰 등이 결코 본질적인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진섭을 가수 왕으로 만들었던『희망사항』, 임백천이 건전한 이미지로 재기하는데 성공케 한『마음에 쓰는 편지』, 올 봄 가요계를 강타한 이상우의『그녀를 만나는 곳 1백m전』등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 노영심의 히트 작들은 하나같이 너무 쉽게 만인의 가슴에 다가온다.
『대중음악을 여러 곡 만들어 봤지만 정식으로 발표된 것은 그 3곡뿐이죠. 그것도「그녀를 만나는….」경우는 작사만 한 것이고. 저 자신은 피아노 연주자일 따름이지 대중음악 작곡은 아직 아마추어라고 생각해요.』 3곡만이 알려졌는데도 젊고 야무진 작곡자로서 노영심의 이름이 급속히 퍼진 것도 그가 만든 노래들이 광범위하게 폭발적으로 호응을 받았고 기성가요계에 신선한 자극을 줬다는 증거가 된다.
6세 때부터 피아노를 쳐봤고 대학에서 전공하기까지 한 클래식피아노 전문가인 노영심에게 사실 대중음악은 부수적인 취미수준이었으나 오히려 사심 없는 순수하고 경쾌한 접근이 결과적으로 성공의 비결이 된 셈이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들이나 진솔한 관심사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보고 그와 흡사한 분위기의 리듬과 멜로디를 찾아보는 것』이 노영심을 탁월한 재간꾼이 되게 한 것이다.
노영심이 소극장「학전」에서 연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작은 음악회」도 타성에 젖어 가는 대중 음악계의 풍토와는 사뭇 다르다.
『많지 않은 대중들과 함께 계속적으로 음악적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게「작은 음악회 」 의 취지지요. 모차르트를 비롯한 클래식 연주곡이나 훌륭하지만 파묻혀 있는 우리 노래들을 일정한 주제로 엮어보는 이 같은 음악회에서 대중음악·순수음악 사이의 벽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어요.』
노영심은 이러한 의식과 노력에서 우리 고유의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따라서 의미 있는 창조가 이뤄진다고 믿는다. 또 음반을 통해 노래들이 대량 복제돼 배포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 현장감 있는 연주를 감상하는 음악회가 더 중요시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노영심의 이러한 생각들은 그가 최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방송활동에서 간간이 드러난다.
KBS-1TV 아침토크쇼『이계진의 아침마당』에서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음악적 공감대를 넓히고 있으며 동요경연무대인『노래는 내친구』(KBS-1TV)에서도 타이틀곡을 작곡한 것이 인연이 돼 어린이들에게 밝은 음악의 꿈들을 지도하고 있다. 노영심은 또 매주『별이 빛나는 밤에』(MBC라디오)에 출연, 숨겨져 있는 좋은 우리 노래들을 소개해 주고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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