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아이방 방 2개 허물어 … 놀이터처럼 침대 뒤 칸막이 … 독서실처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몇 년 전만 해도 잘 꾸민 아이방의 기준이 '얼마나 큰 학습 효과를 낼 수 있는가'였다. 하지만 최근 그 추세가 '아이가 얼마나 행복해하는 공간인가'로 바뀌고 있다. 아이가 행복해지는 방. 그 방법을 찾아봤다.

정미경 레몬트리 기자

# 나란히 공부하는 자매방

방 하나를 자매가 함께 사용하는 학습 공간으로 꾸몄다. 방 한면에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놓아 자매가 서로 도와가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나중에 아이들이 더 컸을 때는 각자의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 책상을 길게 통으로 제작하지 않고 2개를 따로 맞춰 나란히 놓았다. 책상 다리를 양쪽 끝에 달지 않아 책상 밑에 생긴 여유 공간에 컴퓨터 본체나 프린터 등을 놓았다. 공부방은 창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에 책꽂이를 놓았다. 아직 비어 있는 공간에는 인형이나 공작품 등을 놓아 현재는 장식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책상 반대편에는 피아노와 음악 레슨용 보면대를 놓았는데, 방문을 기준으로 정확히 좌우에 위치하고 있어 어찌 보면 공부방 안에서 공간 분할이 이루어진 셈이다.

# 벽 허물어 '운동장'같이

작은방 두 개를 확장한 뒤 아치형 포켓 도어를 사이에 두어 한 공간이지만 전혀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벽을 허문다고 해서 원래 있던 두 개의 방보다 총면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로막고 있던 벽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방 이쪽에서 저쪽까지 막힘없이 뛰놀 수 있게 됐다. 침실 쪽은 프린트 벽지를 사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반대쪽 공부방 구역은 붙박이장을 비롯한 책상과 책장 모두를 화이트 컬러로 통일시켜 양쪽 공간의 분위기를 차별화했다. 또 아이방과 거실 복도 쪽 벽에 창을 내 수시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 가벽 세워 독서실처럼

형제가 함께 지낼 수 있는 공부방 겸 침실을 만들었다. 처음엔 2층 침대나 큰 침대를 놓아 함께 자도록 할까 생각해 봤다. 하지만 2층 침대는 서로 2층에 올라가겠다고 떼쓰는 아이들 때문에 포기했고,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재우면 하루 저녁에도 열두 번은 자다가 떨어지는 일이 생길 게 뻔했다. 그래서 2층 침대를 나란히 놓고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침대 뒤쪽에 가벽을 세워 학습 공간을 만들었다. 가벽은 자연스럽게 침대 헤드와 맞물리게 됐다. 방 입구에서 보면 가벽 뒤가 잘 보이지 않아 침실이 정돈된 느낌이다. 가벽 뒤쪽에 책상을 놓았더니 독서실같이 아늑한 학습 공간이 됐다.

- 어떤 방을 주는 게 좋을까요?

"아이가 어리다면 무조건 큰방을 주세요. 차라리 아이가 커갈수록 작은방을 주는 게 낫더라고요. 어리다고 작은방을 꾸며줬더니 아무리 정리를 해도 금세 각종 장난감이 쌓여 엉망진창되기 일쑤고, 바닥에 앉아 놀 만한 공간이 없으니까 온 물건을 마루로 가지고 나와 어지르기까지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는 안방과 멀리 떨어진 방에서는 절대로 혼자 있지 않으려고 해서 방 크기와 상관없이 안방 옆 작은방을 아이방으로 꾸며줬어요."

"안방을 아이 둘이 함께 쓰도록 꾸며줬더니 방을 두 개 꾸밀 때보다 공사 비용이 훨씬 줄어들었어요. 책상.책장.침대 모두 대형 사이즈로 구입해 둘이 같이 사용하도록 했거든요."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붙박이장이 있는 방을 아이방으로 정했어요. 옷을 거는 것뿐 아니라 잡다한 물건을 보관하기 좋거든요."

-가구는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나요?

"직사각형의 긴 책상을 방 한가운데 놓아주었더니 아이가 책상을 중심으로 제 나름대로 방의 구획을 정해놓고 정리정돈을 잘하게 됐어요."

"침대에 누우면 정면에 창문이 보이는 배치를 택했어요. 아침마다 빛이 환하게 들어오니까 깨우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벌떡 일어나더라고요."

"책상 두 개를 벽 쪽으로 반듯하게 붙여놓은 뒤 아이 둘이 나란히 앉아 함께 쓰도록 했더니 장난만 치고 공부를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책상끼리 등을 맞대는 구조로 바꾸어놓았더니 집중을 잘하네요."

"침대 두개를 나란히 놓고 침대와 침대 사이에 사이드 테이블을 놓는 대신 암체어를 놓았어요. 저녁마다 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 자리예요."

- 어떻게 해야 방이 넓어 보일까요?

"닫힌 공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답답해 보이는 것 같아 오래된 가구를 오픈장으로 개조해 꾸며줬어요. 장식장 문을 떼버린 뒤 선반 수를 줄여주면 훨씬 시원스럽게 보여요. 방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정면에 이런 가구들을 배치하면 방이 넓어 보여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무조건 가구 수를 줄이는 거죠. 아이방에는 침대랑 옷장만 딱 놓아주고 대신 학습 공간 겸 가족실을 작은방에 꾸며 주었어요. 책장을 벽 한 면 전체에 짜주어 서재 분위기도 좀 나게 말이에요."

"붙박이장 구조를 색다르게 짜보세요. 저는 붙박이장의 반쪽을 똑같은 크기로 6등분하는 선반으로 짜서 아이 장난감이며 책.옷 등을 모두 수납했어요. 문만 닫으면 감쪽같이 안 보여 방이 훨씬 넓어 보여요."

"단색의 심플한 벽지를 붙여주고 방문을 열었을 때 보이지 않는 면에만 포인트 벽지를 붙여 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