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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패스트푸드 주 3회 이상 먹으면 안 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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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과자와 감자튀김 등에 들어있는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이 알려지며 청소년 먹거리에 비상이 걸렸다.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과 청소년 먹거리의 중요성 등을 공부한다.

◆트랜스 지방은 혈관 질환의 주범=지방은 크게 동물성 기름인 포화 지방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 지방으로 나뉜다. 트랜스 지방은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콩기름 등 식용유)에 수소를 첨가해 고체 또는 반고체 상태의 경화유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이다. 트랜스 지방은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며, 경화유인 마가린과 쇼트닝에 많다.

포화 지방은 비만이나 심장병 등 혈관 질환의 주원인이 되고, 불포화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트랜스 지방은 포화 지방보다 혈관 건강에 더 해롭다.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수치를 높이고,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 수치를 낮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은 트랜스 지방은 포화 지방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두 배나 더 높인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식품제조 업체들이 마가린으로 구워낸 식품의 트랜스 지방 함량을 3% 이하로 낮추면 미국에서 해마다 5000명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랜스 지방은 이뿐 아니라 비만이나 당뇨.유방암.노화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한국인 트랜스 지방 섭취량 위험 수위=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 열량 가운데 트랜스 지방에 의한 열량이 1%를 넘지 않도록 권한다. 우리가 매일 약 2000㎉의 열량을 섭취한다면 트랜스 지방의 하루 섭취량이 2g 이하여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의 트랜스 지방 섭취량은 이미 위험 수위다. 한국식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트랜스 지방을 2.6g 섭취해 WHO의 권고량을 넘은 상태다. 패스트푸드 소비가 늘어나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된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은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에 주로 들어 있다. 과자.빵.케이크.감자튀김 등이 트랜스 지방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문제는 이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좋아하는 식품이라는 것이다. 트랜스 지방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인병이 늘어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트랜스 지방을 꼽는다. 고콜레스테롤증으로 진단된 10세 이하 어린이가 2002년 1327명에서 2005년 1999명으로 22%나 늘고, 같은 기간 어린이 비만이 5.9%, 어린이 당뇨가 3.4% 늘어난 것(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도 트랜스 지방의 과잉 섭취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트랜스 지방 덜 먹는 법=최선의 행동 지침은 트랜스 지방 함량이 높은 쇼트닝과 마가린을 가능하면 적게 먹는 것이다.

집에서 토스트나 볶음밥 등을 만들 때 마가린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또 부드럽고(패스트리나 케이크 등) 고소하며(전자레인지용 팝콘과 감자튀김) 바삭바삭할수록(프라이드치킨) 트랜스 지방이 더 많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자제한다.

콩기름이나 옥수수기름 등 식물성 기름이라고 안심하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가정에서 튀김 요리를 할 때 식용유를 오래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하면 안 된다. 같은 콩기름을 24시간 동안 튀김 요리에 썼더니 트랜스 지방 함량이 처음보다 5~10% 증가했다는 국내 조사 결과도 있다.

◆청소년기의 건강한 식습관=청소년기는 신체가 가장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이므로 에너지와 영양소 요구량이 일생에서 가장 많은 때다.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해야 한다. 그러나 총에너지의 30% 이상을 지방 섭취로 얻는 청소년이 18.7%에 이른다. 반면 칼슘.철분.비타민 A는 하루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한다.

따라서 청소년은 칼슘이 많이 든 우유 등 유제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먹어야 한다. 채소와 과일도 마찬가지다. 비만이나 청소년 성인병을 막아주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의 경우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높으므로 주 3회 이상 먹으면 안 된다.

설탕이나 단 음식 등 단순 당이 많이 든 식품, 소금이 많이 든 짠 음식, 탄산음료, 튀긴 음식 섭취도 줄여야 한다. 충치와 비만.고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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