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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붉힌 최병렬 - KBS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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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1일 KBS 노조 및 민주노총 간부들이 수신료 분리 징수 항의차 한나라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병렬 대표가 책상을 내리치는 등의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10여명과 함께 방문한 신학림 언노련 위원장은 대표실 내 테이블에 앉자마자 "이 방에 들어오니 5공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며 "崔대표 스타일이면 잘못된 법안은 막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崔대표를 비난했다.

이에 崔대표는 "여기까지 안 오게 여러 번 얘기했는데 (KBS 측에서) 물이 쏟아지고 나니 찾아왔다"고 반격했다.

설전은 갈수록 거칠어졌다. 결국 崔대표는 테이블을 "쾅" 내리친 뒤 "예의를 갖춰 얘기하라"고 소리쳤다.

이런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양측 간 대화는 시종 팽팽한 긴장 속에 이어졌다.

崔대표는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로 직접 시청료를 걷는 것은 KBS로 하여금 좀더 긴장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라며 "이는 KBS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경우 돈을 안 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자 한 노조 측 인사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대보라"고 崔대표를 공격했다.

이에 崔대표는 "송두율씨에 대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DJ 시절부터 노동당 서열 23위로 파악된 宋씨를 민주투사로 만드는 게 정당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영삼 KBS 노조위원장은 "분리 징수가 된다고 공정성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KBS 재원이 부족하면 광고주들의 영향력에 시달리게 되며 자연히 방송의 공정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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