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여왕·부시 암살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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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 미러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주하는 버킹엄궁에서 두달간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왕실 급사로 일한 자사 기자의 잠행기를 19일 게재했다.

미러에 따르면 라이언 패리 기자가 지난 9월부터 급사신분으로 버킹엄궁을 잠입 취재했으며, 19일에는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수행단의 아침식사 시중을 들게 돼 있었다. 패리 기자는 "내가 만약 여왕이나 부시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어려움 없이 그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로 나는 오늘 아침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포함한 부시 대통령 측근들의 아침식사 시중을 들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과 왕실 직원들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몇달 전부터 전례 없는 보안조치를 펼쳤는데, 패리 기자는 이런 노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조 신분증명서를 이용해 별 어려움 없이 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미러는 '사상 최대의 왕실 보안 스캔들'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로 게재하고 관련기사에 총 15면을 할애했다. 미러는 또 철저한 보안에 부쳐진 부시 대통령 내외가 사용할 궁 내부 침실 사진을 비롯해 여왕의 아침식사를 위한 식탁과 앤드루 왕자의 침실 사진 등을 실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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