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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에 카드채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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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카드채 발(發) 금융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채권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채권금리는 채권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카드채 문제가 가세하면서 꾸준히 상승(채권값은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채 문제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적이라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3~4월 카드채 위기 때와는 달리 투신사들이 머니마켓펀드(MMF)와 수익증권에 편입한 카드채 물량을 크게 줄여 투신자금의 대량 환매사태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최근 투신사에선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긴 하다. 이달 들어서만 투신사 채권형 펀드에서 2조7천억원, MMF에서 3조8천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하지만 이는 채권값의 하락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또 지난번 카드채 위기 당시에는 카드채와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주는 대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고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 4%대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국고채 금리가 회사채.금융채 금리와 비슷하게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번 1차 카드채 사태의 여파로 6월 중순에는 3.95%까지 내려갔으나, 최근엔 5%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금리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와 은행.기업의 채권발행 물량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카드채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거 발행했던 은행채의 만기가 올 연말과 내년 초로 몰리면서 은행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올 들어 2조원 안팎에 머무르던 은행채 발행액은 9월 2조8천억원, 지난달엔 3조원이 넘었다. 또 은행의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 발행 잔액도 지난달 말 31조4천여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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