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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텔레콤, LG텔레콤 지분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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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텔레콤의 2대 주주인 영국 최대의 통신 업체 브리티시텔레콤(BT)이 보유 중인 LG텔레콤 지분 4천5백여만주(16.6%)를 사실상 처분했다.

18일 LG텔레콤에 따르면 BT는 지난 17일(현지시간) LG텔레콤 지분을 담보로 1억7천5백만 달러(약 2천억원)의 5년 만기 교환사채(EB)를 발행했으며,유럽의 기관투자가들이 18일 이를 모두 사들였다.

교환사채란 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해준다는 조건으로 발행한 사채이며, 만기 후에 채권자가 돈으로 받을 것인지 주식으로 받을 것인지를 채권자가 결정한다.

LG텔레콤의 경우 현재 주가가 2000년 코스닥에 등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앞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이번에 교환사채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상환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BT는 이번에 LG텔레콤 지분을 처분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BT의 지분 정리는 경영난에 따라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BT는 해외 통신시장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면서 최근 계속 적자를 내고 있으며, 2001년부터 일본.홍콩.말레이시아 등 해외 투자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LG텔레콤의 지분은 98년과 99년 두차례에 걸쳐 주당 평균가격 1만3천여원에 매입했다. 이날 현재 LG텔레콤의 주가는 3천8백10원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교환사채 발행 가격이 주당 4천4백원으로 LG텔레콤의 현재 주가보다 15% 가량 높다"며 "발행 하루만에 전량 인수된 것은 유럽 투자가들이 LG텔레콤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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