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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동심의 세계에서 하나된 남과 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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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합작한 애니메이션이 처음으로 TV 방송을 탄다.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남한의 오콘과 EBS,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제작한 '뽀롱뽀롱 뽀로로(Pororo the Little Penguin)'가 오는 27일부터 EBS에서 방송되는 것. 편당 5분씩 총 52편인 이번 시리즈는 매주 목.금 오후 4시25분에 하루 두편씩 방영돼 13주간 연재될 예정이다.

3D 애니메이션인 '뽀롱…'은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 꼬마 펭귄 뽀로로가 얼음숲 나라의 동물 친구들과 함께 탐험과 발견의 과정을 통해 사회와 자연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백곰과 여우 등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인물도 나오고, 놀이학습.창의력 학습 등 교육적인 내용도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특히 주인공인 뽀로로는 비행조종사 모자에 비행고글을 낀 앙증맞은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5~7세의 미취학 어린이들이 흥미를 갖고 학습할 수 있도록 꾸몄다"라고 말했다.

첫 남북 합작 TV 애니메이션인 만큼 북한의 애니메이션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도 궁금한 사항이다.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이사는 "제작 기간이 다소 길긴 하지만 그림을 뽑아내는 기술은 우리와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제작 단가가 남한의 50%에 불과해 앞으로도 북한과의 합작 사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한에서 보낸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52편중 22편의 제작을 맡았다.

'뽀롱…'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완성 전부터 뜨거웠다. 올 들어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라 할 프랑스의 안시 페스티벌에 경쟁작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 이탈리아와 브라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또 프랑스의 최대방송인 TF1과도 계약을 해 2004년 방송이 확정된 상태. 최대표는 "영국 BBC의 대표적인 펭귄 캐릭터인 '핑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반응들을 보였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처음으로 참여한 EBS도 기대가 크다. 편성기획팀의 남한길 PD는 "기존의 어린이 프로그램인 '방귀대장 뿡뿡이'에 못지 않은 인기를 끌어내 TV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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