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골프장 만들며 산림훼손/용인 (주)신원월드/1만여평 멋대로 파헤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마구잡이 발파 가옥피해/홍수불러 농경지도 침수”/주민 진정/검찰 수사착수
【용인=이영렬기자】 10∼15년생 소나무 등이 빽빽하게 들어선 야산을 깎아 골프장 건설공사를 하면서 허가면적을 1만여평이나 초과해 멋대로 산을 파헤쳐 삼림을 훼손하는가 하면,마구잡이 발파로 인근 주택가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갈라진데다 농경지로 공사장의 돌·모래가 흘러들어 농사를 못짓게 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군 이동면 흑리산 41일대 52만평에 27홀 규모의 신원골프장을 건설중인 (주)신원월드(대표 김인환)는 지난달 허가구역밖의 산림 1만여평을 불법훼손한 것으로 밝혀져 검찰에 고발됐다.
또 주민들은 이 골프장 건설과 관련,90년 4월부터 시작된 골프장 공사로 홍수에 따른 농경지 유실,발파작업에 의한 주택파손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진정하고 있다.
◇산림 훼손=신원월드는 골프장건설을 하면서 6월말 현재 82%의 공정을 끝낸 골프장공사중 4월초부터 5월초 사이 한달간 허가지역밖의 산림인 이동면 흑리 산 53의 32 1만3백80평을 불법으로 깎아내며 10∼15년생 소나무·리기다소나무·참나무 등 빽빽하게 들어서 있던 2천8백50여그루를 모두 베어내 이 지역은 붉은 흙을 드러낸 채 산사태 위험을 안고 있다.
용인군당국은 지난달 5일 골프장 부근 구람·한덕·묵망 등 3개 마을 주민 2백여명의 진정에 따라 불법 산림훼손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현장소장 이의웅씨(46)를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회사측은 설계상 코스가 맞지 않아 허가구역밖의 산림을 깎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군당국에 적발된후 소나무·잣나무 등 4만여그루를 훼손지역에 심었으며 수해방지를 위해 28만t 규모의 저수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에 나선 수원지검은 4일 회사측에 관계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산림훼손의 고의성이 드러나면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키로 했다.
◇주민피해=주민들은 이 회사가 안전시설이나 환경오염방지시설 등을 갖추지 않은채 높은 산을 깎아내리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폭약을 마구 터뜨리는 바람에 구람마을등 3개 부락 20여채 농가의 기와·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금가는등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9월 홍수뒤에는 산위에서 한꺼번에 물이 흙덩이와 함께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농경지 1만여평이 유실,매몰됐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영덕씨(78·용인군 이동면 흑리 666)는 『지난해 9월 장마때 민둥산이 돼버린 산에서 일시에 엄청난 물이 흘러 논둑이 터지면서 산에 있던 바위가 무더기로 굴러와 박혀 4천여평 논에서 쌀 한톨 거두지 못했다』며 『올 여름에도 비만 오면 이 마을은 피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회사측은 주민들의 피해보상비로 모두 10억여원을 지급했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피해보상이 형편없이 적다고 반발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