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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임신부 "배 빌려 줄게, 수퍼보울 표 다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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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수퍼보울 티켓 2장에, 만삭의 임신부 배를 빌려 드립니다." 미국 최대의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com)와 온갖 지역 정보를 망라한 커뮤니티 사이트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org)에 희한한 '경매 물품'이 하나 올라와 있다. 시카고 언론은 26일(한국시간) "임신 9개월(34주 차)의 예비 엄마 제니퍼 고든(35)이 '수퍼보울 입장권 2장을 주면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배에 광고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의 상품을 인터넷에 내놓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수퍼보울에 진출한 시카고 베어스의 열렬한 팬인 제니퍼는 티켓을 구할 수 없어 크게 낙심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베어스의 경기를 보러 간다는 것은 일요일이면 교회에 나가는 것과 같은 일이다. 21년을 기다렸는데, 또 21년을 기다릴 수 없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 냈다"고 말했다.

시카고는 1985~86시즌 수퍼보울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지독하게 끈질긴(die hard)' 이 여성 팬은 남편 미치와 함께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제니퍼는 "만삭의 배에 광고를 그려넣고 경기장에 나타나면 방송 카메라가 절대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수천만 명에게 노출되는 광고를 누가 마다할까"라고 말했다. 그는 주치의를 찾아가 "플로리다까지 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까지 받아뒀다. 그의 아이디어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미 45곳에서 광고 문의가 들어왔고, 남편은 플로리다행 비행기표를 예약해 놓았다.

미국이 수퍼보울 티켓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카고 팬뿐이 아니다. 1970~71시즌 이후 37년 만에 수퍼보울에 진출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팬들도 마찬가지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25일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는 입장권의 평균 가격이 현재 5540달러(521만원)"라고 보도했다. 온라인 티케팅 회사 스터브허브닷컴(stubhub.com)에 따르면 '16인 스위트'는 무려 17만593달러에 달한다. 16명으로 나눠도 1만662달러다. 입장권의 원래 구매가는 평균 600~700달러 정도다. 제니퍼가 자신의 배를 빌려주는 대가는 현재 약 1만1000달러(2장) 정도 되는 셈이다. 수퍼보울이 임박하면 입장권 가격은 더 치솟는다.

NFL은 7만 장의 수퍼보울 입장권을 발매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디애나폴리스와 시카고가 전체 티켓 중 각각 17.5%의 티켓을 할당받았고, 경기가 벌어지는 마이애미 돌핀스가 5%를 받았다. 나머지 29개 팀은 34.8%의 티켓을 똑같이 분배받았고, 그 외 25.2%는 수퍼보울 스폰서 관계자들에게 돌아간다. 수퍼보울은 2월 5일 오전 8시(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의 돌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강인식 기자, LA지사=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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