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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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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대공원에서 근무하는 임양묵씨가 사육 중인 오랑우탄 보라((1), (2))와 보석((3), (4))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라와 보석은 물놀이를 하며 단짝 친구가 됐다.((5)) 이들의 생생한 성장일기는 임씨의 조인스 블로그에서 더 볼 수 있다.

25일 오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내 유인원관. 사육사 임양묵(31.사진)씨가 오랑우탄 '보석'과 '보라'가 살고 있는 방의 철문을 열자 두 오랑우탄이 임씨의 품에 찰싹 안겼다. 보석과 보라는 임씨의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임씨는 "껴안을 때마다 오랑우탄의 심장소리를 느낄 수 있어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는다. 보석은 수컷, 보라는 암컷. 모두 다섯 살이다. 열 살은 돼야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어린 축에 속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갖겠다는 꿈을 품었던 임씨는 3년째 유인원.원숭이의 생활 모습을 조인스닷컴에 '아프리카 동물의 낙원'(blog.joins.com/breeder1052)' 블로그를 통해 전파하고 있다.

임씨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4년 4월 동양관.남미관.유인원관 등으로 구성된 열대림팀 직원들과 함께 조인스 블로그를 시작했다. 계절마다 바뀌는 동물원 풍경과 동물들의 재미있는 행동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가 도맡아 블로깅을 하면서 자연스레 개인 블로그로 자리매김됐다. 그의 블로그엔 희한한 동물 이야기, 유인원관 야생동물들의 일상생활, 각종 생태 자료 등이 가득 올려져 있다.

매일 야생 동물과 지내는 그는 "행복하고 보람차며, 지금 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소중한 생명체들과 접촉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다른 두 명의 사육사와 함께 유인원관의 고릴라.침팬지.오랑우탄 등을 관리한다. 오전 7시에 출근해 밤새 동물들에게 별 일이 없었는지 점검한 뒤 그들에게 과일.식빵.채소 등의 먹거리를 제공하고 시설을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간단다.

'2세 만들기'도 중요한 과제다. 그는 침팬지 '용용'(수컷)과 '갑순'(암컷)이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몇 개월째 같은 방에서 지내도록 하고 있다. "암컷 침팬지의 경우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성적 능력이 생기면 한 달에 12일 정도 엉덩이가 크게 부풀어 오르는데 그때 수컷이 '행동'에 나서면 된다"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용용.갑순 커플이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오랑우탄이나 침팬지의 경우 '부부 관계'를 맺는 모습은 사람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유인원과 같이 생활하다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이곳 유인원들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갇힌 생활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파서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풀이 죽어 있는 것을 보면 연민의 감정도 생긴다. 그때는 철문 밖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내가 교도관처럼 느껴진다. 또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보이면 그 의미를 잘 몰라 답답할 때도 있다. 야생의 본능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먹이를 숨겨두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블로그가 정보 창고로서 편리하고, 효용 만점이라고 했다. "블로그가 없었다면 그 많은 자료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접속하면 블로그에서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특히 요즘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유인원 관련 용어를 치면 자신의 블로그 자료들이 유일하게 검색될 때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인스 블로그에 대해 "사진을 편집하는 기능이 뛰어나고, 조인스 사이트의 뉴스를 쉽게 퍼갈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했다. 오는 4월 결혼하는 임씨는 장래의 아내에게 동물 이야기를 많이 해줄 계획이란다.

조인스닷컴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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