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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政爭중…회복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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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 경기의 동반 회복이 국내 경기에도 활기를 불어넣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전분기 대비 7.2%(연율) 성장하며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도 같은 기간 성장률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0.6%를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른 경제권에 비해 경기 회복 움직임이 더뎠던 유로권도 역내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오랜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네덜란드.이탈리아 등도 잇따라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주말 3분기 경제가 0.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도 같은 기간 1년 만에 최고치인 0.35% 성장했다. 이탈리아의 GDP도 같은 기간 0.5% 증가해 200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지표가 개선됐다.

이처럼 세계 경제가 동반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미국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산업생산이 10월에 0.2% 오르는 등 4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 회복의 조짐이 확연함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엔 여전히 유보적이다. 14일(현지시간) 안토니 산토메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당장 금리 인상은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아직 고물가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며, 노는 공장 등 유휴 설비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금리정책의 기조를 바꿀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경기가 좋아져야 마땅하지만 대선자금 파문 등 정국의 난맥상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크게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외 경제의 회복이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지만 국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관건인데 노사 문제와 대선자금 파문 등으로 기업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어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 부실 등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재래산업과 고용 부문의 회복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피데스 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다소 시차는 있겠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덕분에 우리도 내년 초에는 내수가 살아나고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경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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