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한국 와인 시장의 오피니언 리더는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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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조니워커.J&B.베일리스.스미노프.윈저.딤플…. 이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다국적 주류기업 디아지오(DIAGEO)가 국내 와인 시장에 진출했다. 그것도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바통&게스티에'와 미국 고급 와인의 대명사 격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보리우 빈야드' 등 쟁쟁한 와인 8종을 들고 왔다.

디아지오 아시아 지역 와인 총괄담당 프란츠 듀메이(41.사진)는 "한국 와인 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전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의 듀메이는 1999년 디아지오에 입사해 줄곧 와인 수출 업무를 맡아 왔다. 디아지오는 프랑스.미국.아르헨티나.호주 등 4개국에 대규모 와이너리(포도밭)를 확보,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엔 이미 25년 전 진출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와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왔다"며 "앞으로 디아지오의 와인이 그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여성 소비자의 수요를 중요하게 여겼다. 와인이 '여성이 마셔도 괜찮은 술'이나 '집에서 마셔도 좋은 술'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의 맛 감각이 민감하고 취향도 까다롭기 때문에 다른 술과 달리 와인 시장에서 '오피니언 리더'는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며 "앞으로 백화점.할인점 판매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代)를 잇는 샤토(와인 양조장)'나 '장인(匠人) 정신' 등을 강조하는 와인 업계에서 거대 기업 브랜드라는 게 자칫 좋지 않은 인상을 줄 법도 하다. 그러나 듀메이는 "오히려 유리한 점이 많다"고 반박했다. 여러 나라에 포도밭을 확보하고 있기에 어느 한 곳에 흉년이 들어도 균일한 품질의 와인을 계속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양조장마다 유능한 인력으로 최고의 팀을 구성해 품질도 여느 명품 와인에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디아지오 제품의 상당량은 맥주에 섞여 '폭탄주'라는 이름으로 소비돼 왔다. 간혹 일부에선 포도주조차 이런 식으로 마시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대해 듀메이는 "소비자 개인 기호에 대해 뭐라 할 말은 없다"면서도 "다만 평생을 포도밭에 바친 많은 이의 노력을 생각할 때 와인 제품만큼은 있는 그대로 마셔 달라(Keep drinking wine alone)"고 당부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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