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현장] 안시현, 혹독한 신고식

중앙일보

입력

'골프 신데렐라' 안시현(19.코오롱)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안시현은 지난 15일(한국시간) LPGA 챔피언스 토너먼트 2라운드를 끝내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다 경기위원의 호출을 받았다.동반자였던 카린 코크(스웨덴)가 안시현이 11번홀(파4)에서 퍼팅을 하기 전 캐디인 정해심코치가 타월로 그린을 테스트했기 때문에 2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골프규칙 16조 1항에는 어떤 경우에도 퍼트의 선에 접촉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정해심코치는 "안시현이 퍼팅을 하려는데 벌이 있어서 타월로 쫒았을 뿐 그린에 닿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경기위원은 "퍼팅 라인 선상에서 타월을 휘두르는 행동도 벌타"라고 정의했다.

1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를 친 안시현은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경기를 마쳤지만 2벌타를 받아 결국 최종 점수는 3오버파가 됐다.코크는 "일전에 똑같은 실수로 벌타를 받은 것을 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미안해 했지만 안시현으로서는 아주 귀중한 경험을 했다.

골프규칙 적용이 비교적 느슨한 한국과 달리 LPGA 투어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는 이런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가장 먼저 미국무대를 노크한 박세리 등 선배들은 '공을 드롭하거나 움직일 때는 반드시 경기위원을 불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할 정도다.

안시현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내년시즌 LPGA 투어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확실히 깨닫게 됐다. 우선 전문캐디를 찾아야 하고 하루속히 영어를 익히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미국투어를 잘 아는 코치의 조언을 얻어야 한다. 미국을 처음 방문한 안시현은 라운드 도중 경기위원을 부를때마다 통역을 대동해야 했다.

후원사인 코오롱도 안선수가 LPGA투어의 대형스타로 키우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할 것이다.박세리가 LPGA 데뷔 초반부터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오늘날 최고의 스타에 오른 것도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삼성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음을 골프인들은 잘 알고 있다.

모빌=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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