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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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미국에서 흥행 1∼2위를 다투는 미스터리 영화 『양들의 침묵』이 이번 주말 국내 개봉된다.
『피고인』 이후 이렇다할 출연작이 없던 조디 포스터가 범죄 심리학을 전공한 FBI 예비수사관으로 나와 특유의 도전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노장 앤터니 홉킨스가 식인 범죄를 저지르는 정신과의사로 출연, 퀭한 눈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연기를 했다.
제목 『양들의 침묵』은 억울한 사람들 (양)의 비명이 끝나는 것 (침묵)을 뜻하는데 범죄 없는 사회를 꿈꾸는 여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이 영화는 연쇄 살인 사건을 푸는 수사의 열쇠를 또 다른 범죄자인 정신과의사에게서 얻는 2중 구조로 되어있는 데다 연쇄 살인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정신과의사의 식인 행각은 계속된다는 점에서 범죄 없는 사회란 불가능하다는 매우 찝찝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소재는 끔찍하기 짝이 없지만 신참 여수사관·식인 정신과의사의 심리전과 그들 사이에 싹트는 기묘한 정, 그리고 이상 성격의 연쇄 살인범이 삼각으로 벌이는 공포 분위기가 미스터리의 진미를 느끼게 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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