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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장승포시|남해 최고 해양 관광도시로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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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남의 막내둥이 도시 장승포시가 2000년대 해양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9년 경남의 열번째 도시로 탄생된 이후 여느 신생도시처럼 괄목할 만한 산업발전은 이루지는 못했지만 남해안 최고의 관광도시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도시 기반 시설 확충 등으로 어촌의 때를 조금씩 벗고 있는 것.
다도해 남쪽 환상의 섬 거제도 동남쪽에 위치한 장승포는 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아주현으로 불리던 한가한 어촌마을에서 1932년 장승포면 소재지로, 1935년 읍으로 바뀐 뒤 73년부터 옥포에 대단위 대우조선이 건립되면서 조선소 배후도시로 급성장, 87년 장승포 출장소를 거쳐 시로 승격된 30.24평방㎞의 면적에 인구 4만8천2백여 명의 소규모 도시.

<대우 분규로 쓴맛>
80년대 대우조선 준공(81년)과 함께 들어서기 시작한 조선 관련 중소업체가 70개사에 이르러 근로자만도 3만7천명을 넘어서는 등 인구 6만 명의 산업도시 모습을 갖췄던 장승포는 80년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불어닥친 조선 경기 불황과 대우조선의 노사분규에 이은 감량경영, 이에 따른 근로자 감소 등으로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지역경제도 침체의 늪에 빠졌다.
한때 새로 취항한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상가 조성을 위한 바다매립 공사장을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오가고 근로자에게 세를 놓기 위해 새집을 짓거나 창고를 방으로 개조하던 주민들의 손길이 바쁘기만 했던 장승포가 각종 개발사업이 중단되고 빈방이 늘어나는 등 주민들의 표현대로 「대우조선의 기침에 몸살을 앓아버린 꼴」이 됐다.
시청 앞에서 이발소를 경영하고 있는 이영용씨(42)는 『대우조선의 노사분규에 이은 감원조치 후유증이 매우 심각했다』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지어 전세를 놓았다가 갑자기 이사를 가는 바람에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되돌려주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으며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상권이 위축돼 장사를 그만둔 사람도 많았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산업도시로의 발전에 대한 좌절감은 맛보았지만 시 승격 이후 2년간 23억여원이 투입돼 가로등과 보안등이 2백82개 설치되고 22.915㎞의 도로가 개설되거나 포장되고 하수도 18㎞가 정비되는 등 도시 기반시설이 그게 확충돼 생활이 편리해진 것에 어느 정도 위안을 느끼고 있다.
주민들은 또 연내에 마무리될 옥포 해안간선도로 2백m와 마전 도시계획도조 6백20m의 확장공사, 마전 일대 노후송수관 16㎞ 개량사업, 신부동 하수구 9백40m 정비 및 마을 진입도로 1백m 개설 사업과 92년 완공예정인 옥포항 조나 지구 공유수면 2만2천8백평 매립공사 등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시민 및 공단근로자의 체력증진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아주동 일원 6만여평에 시민회관·도서관·근로자복지회관·종합운동장·실내체육관을 갖춘 문화·체육 종합타운을 올해부터 93년까지 조성키로 하는 한편 82년에 국가 공업단지로 지정돼 사유권행사와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아주동 일원 45만평에 민간주도의 구획정리사업을 펴 공단 배후지원단지 및 각종 유통시설 중심지로 개발키로 하고 지난 4월 건설부에 산업기지 개발구역 해제를 건의해놓았다.
이같은 각종 도시기반 조성사업과 함께 장승포시는 임란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선 26척을 격파, 임란 최초의 해서승리를 기록한 옥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옥포만을 조망할 수 있는 옥포동산1 일대 3만6천4백여평에 37억여원을 들여 기념탑·전시관·참배단·누각 건립 등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높이 10m의 옥포대첩 기념탑과 옥포정이 있는 이곳에선 63년부터 해마다 5월7∼9일 민·관·군이 함께 참여, 향제와 민속놀이를 갖는 옥포대첩 기념제전이 열리고 있다.
시 승격 2년 동안 도시 면모를 갖추기 위한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승포시는 현재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시 청사 신축문제와 좁은 시역 확대를 위한 인근 거제군 일운면의 시 편입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적지 않다. 그중 가장 큰 취약점은 지역경제가 대우조선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배길송씨(50·옥포대접기념사업회 회장)는 『장승포시와 대우조선은 공생 공영해야 할 불가분의 관계지만 지역경제가 대우조선이라는 한 기업의 호·불황에 좌지우지되는 것을 문제』라며 장승포 경제의 자생력을 키워야할 때』라고 주장하는 등 지역경제가 대우조선 예속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단으로 부적격>
지역경제 자생력 확보의 방안으로 대부분의 시민들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개발, 남해안 최고의 관광도시로 발돋움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이를 위한 각계의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장승포시 발전협의회 회장 원철희씨(51)는 『대우조선 외에 손꼽을만한 제조업체 하나없는 장승포를 산업도시로 발전시키려는 것은 무리며 자연적·지리적 여건 등을 감안해볼 때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영 시장은 『시 승격 이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으나 올해 들어 인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고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등 장승포의 장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글 강진권 기자 사진 김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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