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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예술전」여는 덕성여대 이반 교수|"순수 예술인도 「분단」 극복에 동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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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예술인도 우리민족의 분단상황을 인식하고 참여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남북분단은 결코 「장벽」이 아니고 열려야 할 「문」입니다. 승화된 예술 속에 순수한 「만남」만이 그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19∼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국내 최초로 예술인 3백여 명의 각종 작품들을 모아 「비무장지대 예술작업전」을 열고 있는 덕성여대 이반 교수(51·서양미술).
그는 「설치」와 「행위」를 통한 예술과 이념이 접목될 때 곧 조국통일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비무장지대 작업전은 예술인들이 순수작품을 통해 정치와 이념의 벽을 깨뜨리자는데 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침묵의 공간이요, 생태계의 원형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80년초 이산가족 찾기를 계기로 겨레의 염원과 한이 서린 비무장지대를 하나의 예술광장으로 삼고 작가의식과 실험정신을 투영키로 결심했다.
그래서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을 추진해왔으며 교수·예술가·문인·건축가·언론인·실업가 등 7백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협의회」를 19일 발족시켰고 그 책임간사를 맡았다.
『올해 첫 작품전에는 행위예술부문에 부산여대 임봉규 교수외 40인 작품인 「조국은 하나」를 비롯해 조현재외 3인 화가의 「남북명산, 남남북녀」 등 13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설치미술은 박찬갑(조각) 백미혜(회화) 윤효준(서양화) 곽봉호(입체조각) 강원석(설치)씨 등 유명작가 3백여 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시를 적어 보내주는 서예가, 춤으로 한풀이해 준 교수, 몸으로 직접 표현해준 예술인 등 모두 감동적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어요.』
홍익대 서양미술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에 유학한 뒤 귀국, 수십 차례의 국제전·개인전을 개최해왔던 그는 서울올림픽포스터를 제작했고 백두 한라 통혼제를 개최,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비무장지대 예술문학운동에 전념하면서 비무장지대미술운동연구소까지 운영해왔다.
『통일이 가까이 왔음을 가슴 벅차게 느낄 수 있는 새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지금이 인류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무장지대에 관심을 돌려야 할 때라고 봅니다. 예술인의 순수시각과 예술가적 관심으로 이 역사적 공간을 채우고 보존하자는 것입니다. 동참해주세요.』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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