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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도미노 시작됐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둑이 무너지고 있다. 통합신당이냐, 당 사수냐를 놓고 2개월 가까이 지루하게 대치했던 열린우리당에서 22일 오전 임종인 의원이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처럼 보수화된 우리당으로는 지지세력인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다"며 "개혁 정당을 만들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의원 중에서 탈당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건 임 의원이 처음이다.

<관계기사 6면>

중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한 염동연 의원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미 탈당한 사람"이라며 "2~3일 내 상황 점검을 끝내고 여러분 앞에 나서겠다"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임 의원의 탈당 결행과 염 의원의 탈당 암시로 그동안 가까스로 봉합을 유지해 온 열린우리당 내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 내에선 당헌 개정 문제를 다룰 29일 중앙위원회를 전후해 탈당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당장 김근태 의장계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소속 유선호 의원은 "통합신당은 합리적 개혁진보 세력과 미래지향적 안정 희구 세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다른 의원들이 나중에 합류하더라도 먼저 (탈당)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29일 열릴 중앙위원회가 잘되기를 바라고 그 다음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예비주자인 천정배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근의 사태는 상당히 비관적"이라며 "2.14 전당대회 전에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근태 의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탈당 혹은 직무 방기를 거론하는 모든 분께 중앙위가 끝날 때까지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일체의 발언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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