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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 예방접종시기 앞당겨야|대한소아과학회 감염분과위 주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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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홍역예방접종의 시기와 횟수, 백신의 종류 등이 수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의학계 내에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 감염분과위원회는 7월초 개정 발간될 「예방접종 지킴표」에서 홍역예방접종시기를 생후 9개월로 앞당기고(홍역 유행시는 6개월로)15개월에는 반드시 MMR(홍역·풍진·볼거리혼합백신)로 재접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현재 사용되고 있은 홍역백신인 슈바르츠(Schwarz)균주 대신 초기접종에도 항체형성률이 높은 에드몬스톤 자그레브(Edmonston Zagreb)균주를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사부나 대한소아과학회가 제시한 기본예방 접종표에는 생후 15개월 된 어린이에게 1회 MMR를 접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대도시에서 홍역이 크게 유행, 환자가 급증하면서 홍역예방접종의 시기와 횟수 등이 중구난방 식으로 달라 어린이를 둔 부모들이 혼란을 겪어왔다.
대한소아과학회가 홍역초회 접종을 9개월로 앞당긴 이유는 15개월 이하 영유아에게도 홍역감염이 빈번하게 나타났기 때문.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손영모 교수 등이 지난89∼90년 서울 강남지역에서 유행했던 홍역이 환아들의 연령별 분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5개월 이하의 영유아가 전체의 35.3%를 차지했으며 특히 9개월 미만은 전체의 18%나 됐다.
또 순천향대의대 최상묵 교수 등이 조사한 자료에서도 15개월 미만이 53.7%(9개월 미만은 34.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15개월 접종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돼왔다.
그러나 대한소아과학회가제시한 9개월 홍역단독백신접종, 15개월 MMR접종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이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있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홍역단독백신접종시기를 생후 6개월로 앞당길 것인가, 아니면 9개월로 할 것인가의 문제. 홍역백신접종을 앞당길 경우 모체로부터 받은 홍역 수동면역항체가 백신에 의한 능동면역생성을 방해해 항체 형성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내시장에 수입돼 있는 슈바르츠백신은 6개월에 접종시 항체형성률이 50%정도밖에 되지 않아 1회만 접종할 경우는 홍역에 이환될 위험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아과학회는 9개월 미만 영유아에서도 홍역이환율이 높아 6개월 초회접종을 적극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내에 에드몬스톤 자그레브 균주가 수입돼 있지 않는 관계로 보사부와 협의, 9개월 접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과학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홍역 유행시에는 6개월 초회접종이란 단서를 붙여두고 있지만 「유행」에 대한 개념정의가 분명치 않아 미진함을 남겨두고 있다.
고열·기침·발진 등을 특징으로 하는 홍역은 심한 경우 사망까지 하는 급성 유행성 질환이다. 홍역백신은 가벼운 감기증상이 있을땐 접종할 수 있으나 열이 심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결핵환자에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므로 결핵이 의심될 땐 반드시 결핵반응검사를 미리 해봐야 한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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