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아치』 『카발레리아…』 『마적』 오페라 대작 퍼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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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오페라단(단장 김봉임)과 오페라상설무대(단장 김일규)가 자구책으로 합단을 시도했다가 결국 단 한번 공연을 치르고 난 뒤 해체된 후 각각 대작을 같은 무대에 잇따라 올려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3월 비교적 든든한 후원제도 덕분에 민간오페라단 치고는 재정형편이 좋은 편인 서울오페라단, 그리고 기획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오페라상설무대가 「한살림」을 선언하자 음악계는 이들이 좀더 나은 오페라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은근히 기대했었다. 그러나『카르멘』공연을 통해 제작상의 만만치 않은 차이점을 확인한 이들은 결국 헤어져 서울오페라단은 13, 15, 16일 모차르트의 『마적』을, 오페라상설무대는 19∼21일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를 모두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한다.
『마적』은 『돈 조반니』『피가로의 결혼』과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2막짜리 걸작. 주인공 파미나와 타미노가 진실한 사람을 통해 침묵과 웅변, 불과 물, 빛과 어둠 등의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한다는 환상적 이야기다. 유봉헌씨 지휘로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며 국내 오페라계 최초로 여성(메조 소프라노·연세대 강화자 교수)이 연출을 맡았다. 대학생 오페라공연에서는 이미 다섯 차례나 연출을 맡았으나 직업오페라단 연출은 처음이라는 강 교수는 『무대미술의 색채와 조명을 최대로 활용해 작품의 신비감과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고 20여 장면이 신속히 전환되도록 꾸몄다』고 밝혔다. 왕자 타미노역은 테너 이재우·김선일·이상혁씨, 파미나 공주역은 소프라노 김희정·정동희·박순복씨. 주역 및 조역 외에 무용·연기·합창·관현악·스태프를 포함한 3백여명이 동원된다.
오페라상실무대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오페라로 『팔리아치』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발전된 복사품 같은 동질성 때문에 나란히 함께 공연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다. 「시골뜨기 기사-1란 뜻의 『카발레리아루스티카나』는 시칠리아섬의 처녀 산투차와 청년 투리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단막오페라로 4분의1이상이 「오렌지꽃 향기에…」를 비롯한 합창으로 되어있다. 산투차역은 소프라노 배행숙·남윤숙·진귀옥씨, 투리두역은 테너 박성원·이순희·김일규씨 .
또 「어릿광대」란 뜻의 『팔리아치』는 유랑극단이 작은 마을에 도착하면서 마을청년이 유랑극단 단장의 아내를 사랑하게 되는 바람에 복잡하게 얽히는 2막짜리 비극오페라다. 단장의 아내 네타역은 소프라노 김윤자·김향란·홍찬순씨, 단장 카니오역은 테너 박치원·임웅균·윤석진씨, 마을청년 실비오역은 바리톤 이상녕·전창섭씨.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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