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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놀이문화 개발보급 필요한 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중앙일보 6욀3일자(일부 지방4일)23면 『주사위』난의「2천6백원 갚아라 고스톱 빚 시비 살인」기사를 읽고 우리 사회에 번진 화투놀이의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고스톱 하다 진 빚 2천6백원을 갚지 않는다고 71세 노인이50대 초반의 이웃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도 끔직한 일이지만 고희를 넘긴 할아버지가 어떻게 그런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인간성 황폐의 극단을 보는 듯해 할말을 잊고 만다.
화투는 일본이 우리나라 침략 후 우리 문화말살정책 차원에서 만들어 보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화투에 두 사람 이상만 모이면 고스톱이다 도리짓고땡이다 하며 정신이 팔려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 화투 도박이 이제는 동네 복덕방·양복점·구두방에서부터 열차여행·회갑연·상가 등에서 으레 하는 하나의 풍속이 되다시피 하였다. 심지어 전철·경기장에서도『고』『스톱』을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정말 한심한 일이다.
어디 그뿐인가. 농촌도 농한기만 되면 사랑방에서 비생산적 화투판으로 하루를 보내는 게 현실이다. 도박, 그것은 예부터 재산은 물론 아내까지도 팔아먹고 급기야는 패가망신한다는 속설이 있어왔다.
따라서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스포츠 등으로 국민 모두 건전한 여가선용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 또한 국민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해 정책차원에서 화투보급을 막고 우리 실정에 맞는 놀이문화를 개발, 정착시키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다.【정순희<인천시 남구 주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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