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불우노인·장애인 무료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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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경기도 미금시에 4대째1백여년 이상 한의사 가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노인·지체부자유자 등 불우이웃들을 20년 이상 돕고있는「참 인술」의 모범가정이 있다.
화제의 인물은 미금시 금곡동「3대 한의원」의 권병배씨(54)로 3세 때 교통사고로 한쪽다리를 심하게 다친 불구자다. 자신부터 불우한 처지지만 그럴수록 더욱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20여년 전 충남 대전에서 이주해온 그는 그후 계속해서 한달 30∼40회 꼴로 불우노인·어린이·장애자들에게 무료침술봉사를 해오고 있고 무의촌과 양로원방문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을 따르고자 했는데 어떻게 알려졌는지 모르겠군요. 대대로 이어오는 가업을 천직으로 알고 앞으로 무의탁노인들과 더불어 여생을 사는 게 꿈입니다.』
부산 동의대를 나와 특히 신경통·당뇨병의 한방치료에 정통한 그는 구한말 조부 권영우씨가 서울남대문에서 명의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대전에서 가업을 이어받은 부친 권봉식씨와 함께 3대째 한방치료를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대구 한의대를 다니는 장남 권혁동군까지 합치면 모두 4대째가 된다.
『특히 신경통·당뇨병에 관해서는 할아버지의 비방이 대를 이어오고 있지요. 그러나 새로운 학문과 비법개발에 게으를 수가 없더군요. 최근에는 피부병에 관한 독특한 비방을 개발, 호평을 받고있습니다.』
봉사단체인 국제 키와니스와 장애자협의회의 미금시 지부장, 그리고 지방법원가사·민사조정위원 등으로 활약하고있는 그는 한방의 특효는 좋은 약재와 의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성스런 치료 자세에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불우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 뿐만 아니라 극빈 가정의 학생들에게 남몰래 장학활동도 펴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도 새로이 고교생2명에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한양대3학년 김모군에겐 이미 3년째 학비를 도맡아 대주고 있다.<미금=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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