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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공산당 대숙청/당지도층 95% 해임방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당명도 「사회당」으로 개칭… 시장경제체제 도입/티라나시 당제1서기 밝혀
【티라나 AP·AFP=연합】 알바니아 집권 노동당(공산당)은 10일 개막되는 제10차 당대회에서 당명을 알바니아사회당으로 바꾸고 고 엔베르 호자로 상징되는 과거의 강경노선과 분명한 결별을 나타내기 위해 당지도부 인사 95%를 해임할 것이라고 수도 티라나 시당 제1선거 할릴 라자즈가 9일 밝혔다.
라자즈는 당대회 개막 전날인 9일 이같이 말하면서 3∼4일간 계속될 이번 당대회에서 현정치국원 전원 및 당중앙위원 95%가 교체될 것이라고 밝힌 뒤 당은 최근 20여일간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파업사태로 사상 유례없는 정치·경제적 위기가 조성된 현상황에서 권력독점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간부 교체대상자중에는 호자 미망인 네지미에와 당중앙위원 제릴 조니 등 노동당 보수 강경파 지도자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히고,그러나 당중앙위원이며 진보주의자인 스피로 데데는 현직에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데데가 앞으로 알바니아사회당 지도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라자즈는 또 이번 당대회가 국민들에게 과거 당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 것이며 호자 통치의 과오에 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노동당은 사회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더라도 계속 공산주의 기본노선을 따를 것이나 레닌식 이념주의는 완전 배격하고 점진적 시장경제체제 도입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당이 대폭 개혁을 실시하고 강경파들이 당을 떠나며 당명을 사회당으로 개칭하면 호자노선의 종식은 물론 이제 더이상 노동당이 집권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개혁파와 보수파간에 극명한 대립이 표출되어 보수파 원로들을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소수파 공산당이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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