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K-리그와 타협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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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中)과 K-리그 단장들이 18일 북한산 산행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축구) 협회가 K-리그 구단과 대화하는 게 적었다. 협회의 준비가 부족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더 이상 K-리그와 타협은 없다."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18일 오후 K-리그 단장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다. 올림픽 대표 선수 차출을 둘러싼 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앙금을 해소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정 회장은 K-리그 단장협의회장인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단장, 안기현(수원).안병모(부산).이철근(전북).권오갑(울산) 단장 등과 만나 "대화를 통한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은 정 회장의 의사와 정반대의 강성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17일 네덜란드 공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K-리그 구단들의 선수 차출 거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던 베어벡은 이날 밤 걸프컵 참관차 출국하는 자리에서도 "이제 규정을 철저히 지킬 것이다. 타협이나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날 아침 식사를 함께하면서 정 회장이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말을 아껴라.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우선적으로 해라. 문제 해결은 협회가 맡아서 할 테니 훈련에만 전념해라"고 당부했지만 베어벡은 K-리그와의 전면전을 방불케 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베어벡이 강성 발언을 계속 함에 따라 축구협회는 베어벡과 프로팀을 모두 다독거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몽준 회장은 18일 산행에서 "협회는 K-리그 각 구단과의 대화가 적었다.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구단주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데 우리도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차출 거부로 인한 카타르 대회 무산 사태는 지난해 말에 부결이든 가결이든 결정했어야 했는데 협회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종복 단장은 "연초부터 협회와 K-리그가 반목하는 모습을 보여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것도 한국 축구 발전을 향한 걸음마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오늘 산행이 상생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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