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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박지성이 크로스한 볼, 中 둥팡줘 골 넣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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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맨체스터의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은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MF)이 센터링한 볼을 중국 선수가 가로채 골로 연결시킨다면?

한국 축구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런 '미묘한' 광경이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출신인 둥팡줘(董方卓.21.FW)가 17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인 맨유에 공식 입단했기 때문이다. 둥은 이날 3년6개월간 뛰는 조건으로 몸값 350만 파운드(약 60억원)를 받기로 사인했다. 아시아인이 맨유에 입단하기는 박지성에 이어 둥이 두번째다.

둥의 몸값은 중국 선수로선 역대 최고다. 팀 동료가 된 박지성이 입단 초기에 받은 몸값(400만 파운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박이 미드필드지만 둥의 포지션은 공격수여서 앞으로 두 사람이 동시 출전한다면 박이 띄워준 볼을 둥이 골로 연결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사실 둥의 맨유 입단은 박지성보다 빨리 성사될 뻔했다.

둥의 재능을 간파한 맨유는 2004년 그를 스카우트하려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취업 비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영입을 포기해야 했다. 난감해진 맨유는 둥을 일시적으로 벨기에의 안트워프로 임대했다. 임시 정류장을 만들어준 것이다. 설기현(레딩)이 뛰었던 바로 그 팀이다.

프리미어리거의 꿈이 일시 좌절됐지만 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안트워프에 머무르는 동안 61경기에 출전해 35득점이라는 발군의 성적을 거뒀다. 맨유는 결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자 둥을 다시 불러들였다.

입단과 함께 등번호 21번을 받은 둥을 품에 안은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스피드가 뛰어나고 체력이 우수한 선수"라고 격찬했다. 둥은 "기쁘지만 이제 시작이니 더 분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국 언론과 축구팬들은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둥의 맹활약상을 보기 위해 벌써부터 설레는 표정들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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