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베이징 금 드림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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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이 아마추어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대형 후원 계약을 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약을 시작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박태환은 16일 서울 삼성동 베이직하우스에서 '스피도'와 베이징 올림픽까지 2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스피도는 7명의 전담팀을 두고 최소한 3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스피도는 180개국에 수영용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수영용품 브랜드다. 한국의 아마추어 종목 선수가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사의 후원을 받아 장기간 종합적인 관리를 받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박태환 전담팀은 현재 개인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박석기 전 경영대표팀 감독과 외국인 코치, 웨이트 트레이너, 물리치료사, 영양사, 통역, 훈련 파트너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스피도는 국내 훈련뿐 아니라 해외 유명 클럽에서의 전지 훈련을 주선하고,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스피도 본사에서 개발한 '패스트 스킨-프로'라는 최첨단 소재의 전용 수영복도 제공할 예정이다.

박태환을 잡기 위해 스피도뿐 아니라 나이키.아디다스도 뛰어들었고, 한국체육대학도 지난해부터 9명의 교수로 구성된 박태환 전담팀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결국 스피도의 승리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다. 11년간 박태환을 지도해 온 노민상 대표팀 총감독과 올해 초 결별했고, 노 감독은 "제3자가 개입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대표팀 공식 스폰서인 '아레나'와의 관계도 해결 과제다. 박태환이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할 땐 아레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아레나는 2012년까지 대표팀에 유니폼 등 비품과 올림픽(5000만원),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각 3000만원) 참가 지원금을 제공한다. 김태원 스피도코리아 사장은 "박태환에게 스피도 유니폼을 입히는 게 당면 목표다. 협의가 순조롭지 않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박태환의 경기력이다. 많은 수영연맹 관계자들은 '선수촌 밖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도 "당장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이 저조하면 비난이 쏟아질 텐데…"라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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