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박태환은 16일 서울 삼성동 베이직하우스에서 '스피도'와 베이징 올림픽까지 2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스피도는 7명의 전담팀을 두고 최소한 3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스피도는 180개국에 수영용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수영용품 브랜드다. 한국의 아마추어 종목 선수가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사의 후원을 받아 장기간 종합적인 관리를 받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박태환 전담팀은 현재 개인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박석기 전 경영대표팀 감독과 외국인 코치, 웨이트 트레이너, 물리치료사, 영양사, 통역, 훈련 파트너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스피도는 국내 훈련뿐 아니라 해외 유명 클럽에서의 전지 훈련을 주선하고,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스피도 본사에서 개발한 '패스트 스킨-프로'라는 최첨단 소재의 전용 수영복도 제공할 예정이다.
박태환을 잡기 위해 스피도뿐 아니라 나이키.아디다스도 뛰어들었고, 한국체육대학도 지난해부터 9명의 교수로 구성된 박태환 전담팀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결국 스피도의 승리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다. 11년간 박태환을 지도해 온 노민상 대표팀 총감독과 올해 초 결별했고, 노 감독은 "제3자가 개입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대표팀 공식 스폰서인 '아레나'와의 관계도 해결 과제다. 박태환이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할 땐 아레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아레나는 2012년까지 대표팀에 유니폼 등 비품과 올림픽(5000만원),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각 3000만원) 참가 지원금을 제공한다. 김태원 스피도코리아 사장은 "박태환에게 스피도 유니폼을 입히는 게 당면 목표다. 협의가 순조롭지 않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박태환의 경기력이다. 많은 수영연맹 관계자들은 '선수촌 밖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도 "당장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이 저조하면 비난이 쏟아질 텐데…"라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