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국화」개인전 황창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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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새로운 한국화」를 모색해온 중견화가 황창배씨(44·이화여대교수)가 4년만에 개인전을 30일∼6월14일 두손갤러리(511-7806)와 상문당갤러리(732-4188) 등 두 곳에서 동시에 갖는다. .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종전보다 더욱 자유로워지고 대담해진 표현의 근작 40여점을 선보인다.
개·닭·물고기 등 동물과 인간의 모습이 자유롭게 풀어헤쳐져 새로운 시각으로 형상화된 작품들이다.
『종래의 보수적인 한국화개념으로 보면 전통의 파괴로 밖에 보이지 않을겁니다. 표현기법에서 동·서양화의구애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작품 속에는 분명 한국적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확실히 그의 작품은 파격적이다. 대상을 자유롭게 해체시키고 아크릴·오일물감 등 다양한 서양화 재료까지 끌어들여 마음내키는대로 그려낸다.
속도감 있는 붓질로 색을 더덕더덕 중첩시키고 낙서같은 각종 기호와 문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어느 평론가는 그를 「한국화의 무법자」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옛 화론에 「백법이 무법」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형식이나 방법에 매달리지 말고 나름대로의 경지를 이룩해야한다는 뜻이지요. 저는 오히려 더욱 자유스러워지고싶습니다.』
황씨의 이 같은 화풍은 결코 「제멋대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 탄탄한 실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 전통 한국화는 물론 서예·전각까지 상당한 수준을 이뤘다.
서울대·대학원을 나와 전통 한국화로 국전에서 대통령상(78년)과 문공부장관상(77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전통의 답습에 머물지 않고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 젊은 세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왔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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