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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업계 「매출감소」 몸살/내달부터 월 구매한도 또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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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반 2백·할부 백만원 제한/여행알선·보험등 영역 넓혀
신용카드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는 6월부터 또다시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올해 매출목표를 축소 수정해야 할 판이다. 또 카드론등 돈서비스·여행알선업·보험대리업,꽃·이삿짐배달서비스등과 같은 부대사업을 확대하는등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6월부터 신용카드를 이용해 할부가 아닌 일반(외상)구매형태로 물건을 살 경우 그 한도가 현행 월 3백만원에서 2백만원으로 줄어든다. 할부구매 또한 잔액을 기준으로 현행 1백50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낮아진다. 다만 카드를 이용,현금을 빼낼 수 있는 현금서비스의 한도는 서민들이 급한 가계자금으로 쓰는 경우가 많음이 감안돼 월 30만원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같은 신용카드 이용한도 조정은 지난 2월이후 4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이며,국내에 신용카드제도가 도입된뒤 네번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정부의 사용한도 규제조치는 카드회원증가추세가 보전해줌으로써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잇따른 규제조치에 따라 카드사용액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신용카드가 「과소비의 주범」으로 지목돼 한도를 줄이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이용을 과소비로 보는 것은 너무 짧은 안목이다. 신용사회정착이라는 크고 먼 안목으로 보아야 한다. 이번 이용한도 축소로 올해 매출목표를 20∼30% 축소 조정해야할 판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사 관계자는 『자구책으로 통신판매서비스와 같은 부대사업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며 『정부가 신용카드의 순기능은 무시한 채 역기능을 지나치게 강조,과소비의 주범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또 3월말 현재 국내 총통화량을 70조원으로 볼때 신용카드관련부분은 3.3%인 2조3천억원정도로 신용카드가 과소비나 통화팽창의 주범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3월말현재 국내 6개 카드사 회원수는 1천33만명에 이른다. 외국계 카드사를 포함한 8개카드이용금액은 지난 1월 1조2천1백72억원에서 한도축소조치가 있는 2월에는 9천5백13억원으로 21.8%가 줄었다. 3월에는 1조77억원으로 약간 늘었다.
잇따른 이용한도축소조치를 한 재무부에서도 신용사회를 정착시켜가야하는 상황에서 이 조치가 이율배반적임을 인정하고 있다.
재무부관계자는 『전체경제운용면에서 볼때 소비쪽으로 자금이 흐르는 것을 정책적으로 막자는 것』이라며 『형편이 좋아지면 늘어나는 경제규모와 신용사회 정착을 위해서 다시 이용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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