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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에 대한 잘못된 통념-막연한 두려움이전에 정확한 진단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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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8면

뇌졸중, 즉 소위 중풍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종 악성종양·심장질환과 함께 가장 주의해야 할 성인병으로 인정돼 있다. 한마디로 중풍이라 하지만 전문적으로 보면 뇌출혈·뇌혈전증·뇌색전증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각각 원인·경과·치료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흔히 중풍이라고 하면 갑자기 혼수상대에 빠지거나 반신불수가 되는 등 심한 증상을 보이면서 곧 사망하거나 신체불구가 되는 불행한 질병이며,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희생될 정도로 아무 예고 없이 닥쳐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중풍 중에도 일시적인 가벼운 증상만 보이면서 끝나는 경우도 있으며, 고혈압·심장질환 등 중풍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질환에 대한 대책을 면밀하게 세우면 중풍의 발생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반신불수 등 심한 증상을 보이는 본격적인 뇌혈전증을 미리 예방한다는 관점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소위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는 어려운 이름을 가진 질병이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눈이 침침하고 잘 보이지 많다가 좋아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빠졌다 좋아지는 것, 한동안 언어장애를 느끼다 호전되는 것, 일시적인 심한 현기증 등이 소위 일과성 뇌허혈발작의 증상인데 보통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호전되는 경우를 말한다.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당장은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이런 증상이 일단 발생되면 후에 훨씬 더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뇌혈전증이 발생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예방적인 관점에서 더 철저한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중풍이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징조가 보이나니 엄지손가락과 그 다음 손가락, 또는 식지, 즉 집게손가락과 그 다음 손가락이 마비되어 놀림이 자유스럽지 못하거나 수족에 힘이 없어지는 것, 또는 피부와 근육이 약간 당기는 듯한 증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징조가 보이면 3년 내에 큰 중풍이 발생하니 미리 대비를 하여야 한다』고 기술돼 있다.
의학이 발달된 현재는 가벼운 증상만을 보고도 어느 부분의 뇌동맥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알아낼 수 있으며, 또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으므로 특히 고혈압·동맥경화증이 있는 나이 많은 분들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증상설명만·보고 모든 사람이 중풍 공포증에 빠지게되면 안될 것이다.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으면 한번쯤 전문가와 의논한 후 고민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서정돈 교수<서울대의대·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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