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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논술] 될성부른 논술 떡잎 키우자

중앙일보

입력

논술,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논술비중 강화로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이미 논술학원 대기등록을 한다고 할 정도로 논술열풍은 이미 후끈 달아올라있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그러나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논술도 '논술'이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초등학교 시절은 논술의 밑거름을 쌓기에 좋은 시기이다. 더구나 동화책을 비롯해 온갖 지식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낸 양질의 아동서적이 서점에 즐비한 요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논술의 '밑천'을 든든하게 준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초등학생은 학년에 따른 사고수준의 편차가 큰 만큼 학년에 따라 적절하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 1, 2학년-책 읽기, 글쓰기에 흥미 갖도록 유도

먼저 1,2학년은 책과 친해지고 글쓰기에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단순히 독후감을 쓰기보다 책의 내용을 미니북으로 만들어본다든가, 독서달력, 등장인물 얼굴 표정 그리기 등과 같이 입체적인 독후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신문학습도 신문을 오리고 붙이는 등 흥미 위주로 접근하여, 독서와 논술에 '맛'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아직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제시할 만큼 사고가 성숙된 시기가 아니므로 무리하게 논술을 하기보다는 일기글, 생활글 등 기본이 되는 글쓰기를 하되 사실만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함께 쓰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 3, 4학년-창의력과 사고력 키우는 시기로

3,4학년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르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서.논술교육에 힘쓰도록 하자. 책을 읽은 후에는 결말을 바꿔본다든가 주인공에 편지 쓰기,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는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후활동을 하면 좋다. 논술은 처음부터 본격적인 논술을 하기보다는 일기글, 생활글 외에 감상글, 편지글, 기행글 등 조금 쉬운 난이도의 글쓰기를 탄탄하게 다지면서 차츰 접근해가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완성된 논술을 하기보다는 어떤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말하게 하는 것과 같이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를 갖춘 논술로 연결시켜가는 것이 좋다.

# 5,6학년-쉬운 주제부터 접근을

5,6학년은 실질적으로 논술을 할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해야할 점은 논술을 처음 시작할 때는 주제를 어린이들의 일상생활과 관련 있는 것에서부터 택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시사적인 내용을 처음부터 논술의 주제로 삼으면 벽에 부딪힐 수 있다. '게임, 체벌, 일기 검사'등 자신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라든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동문학작품 등이 논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시사적인 내용으로 논술을 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시킨 후에 진행해야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른의 입장에서 한쪽 방향으로 주장을 몰아가지 않고 스스로의 시각으로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며, 오히려 어린이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해 편중되지 않은 시각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게임, 인터넷, 텔레비전'등 시각적인 자극과 정보에만 익숙해지기 쉬운 요즘의 아이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다면 논술 시험이 닥쳤을 때 원고지 한 칸, 한 칸은 바다처럼 넓어 보일 것이다. 꼭 논술시험이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시절의 독서는 인생 전체의 가치관을 바르게 형성시켜 주고 국어, 언어과목의 기본소양을 길러주며 교양을 풍부하게 해 주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권장할만하다. 또한 읽기에서 끝나지 않고 생각하고 논술하는 과정을 통해 초등학생들은 타율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NIE교실]- 4,5,6학년 공통(주제학습'꿈과 성취')

세계 피겨 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이던 윤명자(62.현 군포 신흥초교) 교사와 10년 만에 만났다. 윤 교사는 "세계 최고의 피겨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훈련하더니 마침내 뜻을 이루었다"며 제자의 등을 쓰다듬었다.

윤 교사는 "연아가 가족들과 올림픽공원에서 '알라딘'이라는 아이스 쇼를 본 뒤 진로를 정한 것 같아요. 편지에 쇼를 본 소감과 자신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적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연아의 편지를 받은 윤 교사는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한 연아가 너무나 대견합니다"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윤 교사는 또 "목표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회고했다.

윤 교사는 "연아는 당시 키가 작고 가냘펐다. 수줍음도 많이 타고 내성적이었지만 무척 차분했고 글씨를 잘 썼다. 공부도 잘해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방과 후엔 어김없이 과천 빙상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성공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연아의 스토리는 교사에게는 좋은 교육자료다. 일찍 뜻을 세우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연아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07.1.4)


1.이 기사에 제목을 붙여 보세요.
2.김연아 선수가 진로를 정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3.김연아 선수 외에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으로는 누가 있는지 쓰고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 써 보세요.
4.미래에 자신의 꿈을 이뤘다고 가정하고 위의 글을 참고해서 육하원칙에 입각해서 기사문을 작성해 보세요.

[논술 도움닫기1-얼거리 작성]

얼거리는 글의 기본 뼈대라고 할 수 있다. 뼈대가 바르고 튼튼해야 건물을 안정감 있게 쌓아올릴 수 있듯이 얼거리를 잡고 글을 써야 논지를 탄탄하고 일관되게 전개할 수 있다. 얼거리를 잡지 않고 글을 쓰다보면 논지의 흐름이 예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하는 부분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쓰기도 하는 등 오류를 범하기 쉽다. 이와 같은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얼거리를 잡고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진 행동이 '진정한 의미의 효'였는지 '옹호'와 '비판'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논술'하라는 논제가 주어진다면 '옹호'와 '비판'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한 후 얼거리를 잡도록 한다. 서론에서는 자신의 입장이 '옹호'인지 '비판'인지를 밝혀 준다. 본론에서는 주장과 그에 따른 근거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비판'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즉 '첫째, 부모님의 마음을 슬프게 해드렸기 때문에 효가 아니다. 둘째, 눈먼 아버지를 돌봐드리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효라고 할 수 없다. 셋째, 부모가 물려주신 몸을 소중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효가 아니다.'와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결론부분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부모에게 자식을 잃는 슬픔을 안겨주는 것은 효라고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다. 또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면 빚을 내서 눈을 뜨게 하고, 아버지가 눈을 뜨면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는 것이 아버지에게도 효도하고 심청이도 살 수 있는 길이라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평소부터 서론, 본론, 결론과 주장, 근거의 뼈대를 잡는 연습을 해 두면 논술시험을 보게 될 때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논지를 전개해나갈 수 있다.

◇[NIE교실]- 주제학습'꿈' 모범답안

1. 김연아 선수 초등학교 시절 꿈 이뤄

2.'알라딘'이라는 아이스쇼를 보고

3.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김정호,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마침내 꿈을 이루는 데 있다.

4. 2027년 12월 10일 한국의 김한별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김한별은 어려서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여 어른이 되면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었다고 한다. 김한별의 소설 '지구별 메시지'는 이미 삼개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한별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것이어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노력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또한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려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일깨워준 뜻 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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