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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까지 「히로뽕 마수」/전 프로야구 장명부·성낙수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다른 선수도 복용” 수사 확대
「죽음의 백색가루」로 불리는 히로뽕이 연예인·의사·기업인 등에 이어 스포츠계까지 침투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특수부 김명곤 검사는 22일 상습으로 히로뽕을 복용해온 재일동포 전 프로야구선수 장명부(41·서울 양재동)·성낙수(33·영남대 야구부코치)씨 등 2명을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 히로뽕을 공급한 백모씨(34)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그동안 운동선수들의 약물복용이 종종 문제가 돼왔고 국내 스포츠계에서도 일부 선수들이 경기력향상 등을 위해 히로뽕을 복용한다는 풍문이 끈질기게 나돌았으나 사실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구속된 성씨가 『89년 다른 선수들도 히로뽕을 복용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프로야구선수들중 히로뽕을 복용한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관계기사 19면>
구속된 장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역삼동 H호텔 코피숍에서 백씨로부터 건네받은 히로뽕 0.09g을 물에 타 마시는등 8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20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복용해온 혐의다.
함께 구속된 성씨는 88년 11월초 대구시 범어동 모여관에서 수배중인 김모씨(45)로부터 히로뽕 0.06g을 건네받아 물에 타 마시는등 86년 4월부터 30여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복용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검찰에서 『투수로 재기하기 위해 고민하던중 성씨가 히로뽕을 복용하면 힘이 나고 집중력도 좋아진다고 해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성씨는 『빙그레 이글스 투수로 활동하던 86년 4월 고교선배이자 같은 구단 선수였던 박찬씨(재미)로부터 히로뽕 복용을 권유받았었다』며 『경기시작 1시간전에 히로뽕을 복용한 결과 공에 무게가 실리고 구위가 살아났다는 박씨의 말에 현혹돼 히로뽕을 복용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지난 한햇동안 히로뽕관련 사범은 전국에서 1천5백57명이 적발돼 9백80명이 구속됐으며 적발된 사람중 10∼30대가 1천1백8명으로 전체의 71.1%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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